피데스개발은 4일 ‘2020~2021년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이번 트렌드는 미래주택 소비자인식조사, 김경민 서울대 교수와의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도출한 결과다.

2020년과 2021년을 관통할 주거 공간 7대 트렌드는 ▲수퍼&하이퍼 현상 ▲위두(We Do) ▲올인룸(All in Room) ▲낮낮 공간 ▲팝업 DK(Pop-up Dining Kitchen) ▲EB 주연시대 ▲펫·봇·인 스테이 등 7가지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이사는 “디벨로퍼는 개발 주택의 실입주 시점인 3~4년 뒤를 내다보고 공간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며 “새로 제시할 7가지 트렌드가 경색된 시장에 물길을 트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 소장은 “2020년은 전세계 70개국에서 선거가 열리고 다수의 수도권 교통망이 개통하는 등 주택시장을 좌우할 요인들이 다대하다”며 “이에 따라 부동산 정책과 교통 인프라, 4차 산업혁명과 한반도 및 세계 경제상황을 고려해 트렌드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7가지 트렌드 중 가장 밑바탕이 될 요인에는 ‘수퍼·하이퍼 현상’이 꼽혔다. 초(超)로 번역되는 두 단어인 수퍼와 하이퍼를 중첩할 정도로 기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향을 뜻한다. 새로운 기술이 모든 산업 영역으로 확대·적용되면서 개인의 라이프사이클과 주거공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다.

김 소장은 “초공간, 초지능, 초연결과 함께 가심비와 가성비를 좇는 초양극화도 부상할 것”이라며 “프롭테크 산업이 갈수록 발전하면서 비역세권 단지와 소규모 단지의 한계를 극복하는 조건도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통업계에선 실제 구매는 집에서 이뤄지고 오프라인 매장에선 사용자 경험이 채워지는 현상도 심화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이 코스메틱과 의류 컨설턴트 역할을 하는 화장품 매장, 차량보다 차량 브랜드에 맞는 문화 코드를 비치한 렉서스 매장이 그 예다.

두 번째 트렌드인 ‘위 두(we do)'는 공유·구독 경제에 집중했다. 더 많은 지불을 하더라도 품질을 좇는 현상이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두드러지는 것이 그 배경이다. 피데스개발은 면도기 구독, 꽃 구독 등을 예시로 들었다.

주목할 점은 부동산 산업의 판도다. 상품으로서의 의미 못지않게 거주의 질을 우선시하는 풍토가 형성되면서 일반 분양 사업은 난항이 있을 것으로 피데스개발은 예측했다. 다만 개별 분양 모델에서 선회해 간접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 소장은 “일본은 적측식 소형 주택을 개발했고 한국형 공유숙박사업이 합법화하는 등 환경이 다변화하고 있다”며 “주택 역시 리츠 등 주식화된 상품이나 지분투자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개발 중인 한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사 역시 이러한 방식을 채택했다”며 “일반 분양은 하지 않되 자산운용사와 공유주거 운영사에 해당 기숙사를 맡겨 주거 품질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대와 인구 관점에선 ▲EB주연시대 ▲펫·봇·人 스테이 트렌드가 부상할 전망이다. EB주연시대는 에코부머(Eco-boomer)가 주도적인 경제활동을 펼치면서 소비력이 증대될 것이란 내용이다. 반면 베이비부머(BB) 시대의 소비 초점이 점차 전국 단위로 광역화한다.

펫·봇·人 스테이 트렌드로 대변되는 반려동물과 로봇, 외국인의 공간 소비 중요도가 높아진다. 특히 외국인 체류인구와 방문 인구 급증으로 K팝과 미용, 의료 등의 수요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피데스개발은 예상했다.

이밖에 ▲올인룸(All in room) ▲낮낮시대 ▲팝업DK 등 주거공간 내 공간 소비도 다각화한다. 올인룸은 방 안에서 업무와 쇼핑, 여가를 즐기는 트렌드다. 낮낮시대의 경우 24시간 배송이 현실화하면서 물류와 관련한 공간 서비스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연장선상에서 단지 내 공유주방을 활용하는 등 식문화와 결합한 팝업DK(Dining Kitchen) 산업도 주거 문화에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