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VIP자산운용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되는 주가 누르기를 해소하기 위해 상속·증여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가를 낮게 유지해 얻는 경제적 유인을 제거해야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23일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된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 입법과제 토론회' 발제에서 "주가를 억지로 끌어올리는 규제가 아니라 낮은 주가가 대주주의 절세로 이어지는 잘못된 유인을 바로잡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최근 국내 증시가 반도체 중심으로 지수가 상승했지만 코리아디스카운트 문제는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주요 5개 종목을 제외하고 계산하면 코스피는 2787pt(포인트) 수준에 그쳤고,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기업은 코스피 상장사의 73%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수 상승이 만든 착시 뒤에서 저평가는 오히려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VIP운용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현행 상속·증여세 제도를 지목했다. 상속·증여세가 일정 기간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되다 보니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낮을수록 세금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대주주의 건강 악화나 사망 소식이 주가 상승 재료가 되는 비극을 이제는 끝낼 때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방식이 반드시 불법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배당 축소, 과도한 현금 유보, 자사주를 활용한 우호지분 확보, 중복상장, 승계 전후 보수적인 실적 관리, 소극적인 기업설명회(IR) 등도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이런 행위 대부분은 자본시장법상 처벌 대상이 아니라 경영상 판단의 영역"이라며 "행위 규제는 두더지 잡기와 같고, 낮은 주가를 유지해 얻는 이익 자체를 없애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VIP운용은 이번에 제안한 주가누르기방지법이 최대주주의 상속·증여 시 상장주식의 시가가 세무상 순자산가치의 80%를 밑돌 경우 비상장주식 평가방식을 적용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춰도 세 부담이 줄지 않아 저평가를 유도할 경제적 유인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 법안에는 최대주주 20% 할증과세 폐지와 상장주식 물납 허용도 포함돼 정상적인 기업 승계 부담은 완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대주주와 소액주주는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인데 지금 제도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노를 젓게 만들고 있다"며 "주가누르기방지법은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를 기업가치 제고라는 같은 방향으로 맞추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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