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시가총액보다 많은 현금과 금융자산을 보유하고도 장기간 저평가를 벗어나지 못한 코스닥 상장사 ‘팜스빌’이 오너일가의 지분 재편과 배당 확대에 나서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평가 국면에서 자녀 지배법인으로 지분 이전이 이뤄지고 배당을 통해 승계 재원까지 축적되는 구조가 나타나면서 향후 2세 승계 방향에 관심이 모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팜스빌의 시가총액은 지난 20일 종가 기준 287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주식총수는 792만9338주로, 주가는 3625원에 머물며 시가총액 300억원을 밑도는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팜스빌은 이병욱 대표가 2000년 설립한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으로, 2019년 10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건강기능식품의 연구·개발과 제조, 유통·판매를 아우르며 '애플트리김약사네'와 '악마다이어트'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팜스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 초반에 머물며 대표적인 저PBR 종목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678억원으로 최근 시가총액의 두 배를 웃돈다. 시장에서는 회사의 기업가치를 장부상 순자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보유 금융자산 규모는 현재 기업가치와 비교해 더욱 눈에 띈다. 팜스빌은 1분기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65억원과 단기금융상품 3억원,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415억원 등 총 483억원 규모의 현금 및 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현재 시가총액의 약 1.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도 2.3%에 불과해 재무 부담은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풍부한 금융자산과 안정적인 재무구조에도 시장에서는 영업가치와 자본효율성에 대한 낮은 평가가 이어지면서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저평가가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오너일가의 지분 재편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병욱 팜스빌 대표는 지난해 보유 중이던 팜스빌 주식 80만주를 특수관계법인 헬스클릭에 증여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 개인 지분은 60.6%에서 50.5%로 낮아졌다.
헬스클릭은 이 대표의 자녀인 이중곤 씨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으며 배우자인 정금아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기존 장내 매수분 6만2896주에 증여 물량을 더해 팜스빌 주식 86만2896주(10.9%)를 확보하며 이 대표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섰다. 현재 이 대표와 헬스클릭, 배우자와 자녀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팜스빌 합산 지분율은 65.41%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1962년생인 이 대표가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으로 일부 지분을 이전하면서 향후 승계를 염두에 둔 소유구조 정비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저평가된 주가는 향후 승계 비용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 제1항 제1호 가목에 따르면 상장주식은 평가기준일 전후 각 2개월간 공표된 거래소 최종 시세가액의 평균액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주가가 낮을수록 상속·증여재산 평가액이 낮아져 세 부담도 줄어드는 구조다.
팜스빌은 지분 재편과 함께 배당도 확대했다. 2025사업연도 결산배당은 총 8억원에서 15억원으로 늘었고, 주당 배당금도 100원에서 200원으로 두 배 확대됐다.
지분 구조상 배당금의 상당 부분은 오너일가와 가족법인으로 돌아간다. 2025년 결산배당 기준 이 대표와 헬스클릭, 배우자와 자녀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게 지급된 배당금은 1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배당금이 향후 상속·증여세 납부나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거론한다. 비상장 가족법인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에서 발생하는 배당은 승계 과정에서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거나 추가 지분을 취득하는 재원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헬스클릭에 유입되는 배당금 역시 법인 내부에 축적된 뒤 팜스빌 지분 추가 매입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저평가된 시기에 일부 지분을 자녀 지배법인으로 이전하고, 배당 확대를 통해 후계자 측의 자금 여력을 키우는 방식은 기업 승계 과정에서 종종 활용되는 구조다. 팜스빌의 최근 행보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향후 이 대표의 잔여 지분이 헬스클릭이나 자녀 측으로 추가 이전될지 여부가 팜스빌의 2세 승계 방향을 가늠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팜스빌은 저평가 해소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팜스빌 관계자는 "보유 금융자산을 활용한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보유 자사주 소각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너일가의 지분 이전과 2세 승계 구도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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