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주가 내릴 때 지분 넘겼다…케이엠, 지분 승계 속도전
박준우 기자
2026-07-13 09:00:00
10년 내 최저 주가 구간서 추가 증여 단행…공동승계 체제 구, 장남·차남 역할 분담 '주목'
이 기사는 2026-07-10 07: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케이엠'의 최대주주 신병순 대표가 보유 지분을 두 아들에게 증여했다. 올해 초 1차 증여를 단행한 데 이어 약 6개월 만에 추가 증여에 나서면서 오너일가의 지분 승계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주가가 10년 내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시점에 증여가 이뤄지면서 증여세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시기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엠은 최근 최대주주가 신 대표에서 신지훈 사내이사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신 대표는 보유하던 주식 219만3888주를 장남 신승훈 사내이사와 차남 신지훈 사내이사에게 각각 109만6944주씩 증여했다.


그 결과, 신 대표의 단독 지분율은 19.87%에서 3.69%(49만9999주)로 낮아졌다. 반면 신지훈 사내이사의 지분율은 14.24%(193만321주), 신승훈 사내이사의 지분율은 13.78%(186만8451주)로 상승했다.


케이엠 최대주주 변경 내역. (그래픽=김민영 기자)

이번 증여 과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속도다. 신 대표는 올해 1월에도 두 아들에게 보유 지분 일부를 증여한 바 있다. 당시 지분 107만7556주를 신지훈·신승훈 사내이사에게 각각 53만8778주씩 증여했다. 이후 약 6개월 만인 지난 6월8일 추가 증여 계획을 공시했고, 한 달 뒤인 7월8일 두 번째 증여가 이뤄졌다.


1953년생인 신 대표가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지분 승계 자체는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1차 증여 이후 반년 만에 추가 증여를 단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통상 대규모 지분 증여는 수증자의 증여세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시기 선택이 중요한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시기적으로는 증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첫 증여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신 대표가 최초로 지분 증여를 결정해 사전 공시한 2025년 12월26일 케이엠 종가는 3440원이었다. 반면 두 번째 지분 증여 계획을 사전 공시한 올해 6월8일 종가는 2530원으로 낮아졌다. 이는 최근 10년간 기록한 종가 기준 최저 수준이다.

상장주식 증여세는 증여일 전 2개월과 증여일 후 2개월간의 평균 종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아직 증여일(7월8일) 이후 두 달이 지나지 않아 최종 기준가격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증여일 이전 2개월 평균 종가는 2869원으로, 올해 첫 증여 당시 증여세 산정 기준이 된 평균 종가(3498원)보다 낮다.


결과적으로 주가가 저점 구간에 머무는 시기에 증여가 이뤄지면서 과세표준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오너일가 입장에서 증여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시점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증여 시점뿐 아니라 방식도 눈길을 끈다. 신 대표는 특정 후계자에게 지분을 집중시키기보다 동일한 규모로 증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해 차남인 신지훈 사내이사가 케이엠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차남 중심 승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실제 증여는 정확히 163만5722주(1차 53만8778주·2차 109만6944주)씩 동일하게 이뤄졌다.


이에 따라 법적 최대주주는 신지훈 사내이사로 변경됐지만, 형제간 지분율 격차는 0.46%포인트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특정 후계자 중심 승계보다는 형제 공동 승계 구조에 가까운 그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두 형제의 역할 분담 구조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현재 차남인 신지훈 사내이사는 케이엠에서, 장남인 신승훈 사내이사는 관계사인 케이엠헬스케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케이엠은 방진복과 와이퍼 등 클린룸 소모품 사업을, 케이엠헬스케어는 의료용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사업 영역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특히 케이엠헬스케어의 위상을 감안하면 신승훈 사내이사의 존재감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케이엠헬스케어의 별도 기준 매출은 1239억원으로 케이엠 별도 매출(1064억원)을 웃돈다. 신승훈 사내이사는 2021년부터 케이엠헬스케어 이사회에 참여하며 의료사업 부문을 맡아왔다. 단순한 관계사 경영을 넘어 그룹 내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케이엠 이사회 현황. (그래픽=김민영 기자)

오너일가의 지분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경영 승계 여부로 향한다. 시장에선 경영 승계의 경우 아직 진행형이라고 평가하고 있어서다. 신지훈 사내이사가 지난해 이사회에 합류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경영 이력은 아직 1년 남짓에 불과하다. 반면 신승훈 사내이사는 케이엠헬스케어에서 약 5년간 등기이사로 활동하며 상대적으로 긴 경영 경험을 쌓아왔다.


결국 현재까지의 그림은 '지분 승계 완료, 경영 승계 진행 중'으로 요약된다. 향후 대표이사 체제 개편이나 역할 조정 여부가 실질적인 승계 구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케이엠 측은 당장 경영 체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지분 증여를 계기로 두 형제가 각각 케이엠과 케이엠헬스케어에서 단독대표에 오르거나 신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케이엠 관계자는 "증여는 언제가 해야 했을 문제이긴 했는데, 현재 시점에 이뤄진 이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증여 이후 대표이사직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게 달라지는 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