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기간 김택진 엔씨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국내 게임업계 대표들과 잇따라 만난다. 세부 의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자리에선 게임·AI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갈 전망이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서울에서 김택진 엔씨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자세한 의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게임 및 AI 분야 협력 방안이 주로 다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황 CEO가 최근 대만에서 국내 로보틱스 사업 투자 가능성을 밝힌 점을 고려하면, 구체적으로 피지컬 AI 및 휴머노이드 로봇, 엔비디아의 최신 AI PC 브랜드 'RTX 스파크' 기반 게이밍 협업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 CEO는 그동안 한국 게임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그는 지난해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현장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편지를 인용하며 "지포스의 여정은 PC 게임과 함께 해 왔다"며 "한국이 e스포츠를 만들었고, PC게임을 국제적 현상으로 바꿨다. 모든 게 한국에서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엔씨는 엔비디아와 20여 년전인 2000년대부터 게임 그래픽 및 가속 엔진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아이온'·'리니지' 등 대표작 개발 과정에서 엔비디아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그래픽 사양을 높일 수 있었고, 엔비디아는 게임 그래픽 기술 포트폴리오를 다각도로 확보할 수 있었다.
앞서 엔씨는 지난해 10월 황 CEO 방한 당시 서울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아이온 2'와 '신더시티'를 시연한 바 있다. 엔씨의 주요 게임들은 모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적용했다. 지난해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2025 게임스컴'과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지스타(G-STAR)'에서도 엔비디아와 제휴해 부스를 운영키도 했다. 또한 최근 대만에서 마무리된 컴퓨덱스 행사 엔비다아 부스에서 엔씨의 신더시티 영상이 시연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크래프톤 또한 지난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파트너로 참여해 부스를 꾸렸다. 당시 크래프톤은 엔비디아 기술을 적용한 AI 협업모델 CPC(Co-Playable Character) 'PUBG 앨라이(PUBG Ally)'를 공개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에는 김창한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차세대 기술 협력 방향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지난해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천명하며 피지컬 AI 관련 조직을 확대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각각 미국과 한국에 로보틱스 연구 전문 자회사 '루도 로보틱스(CRAFT.AI, INC.)'를 설립했다. 김창한 대표가 미국법인장을, 이강욱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가 한국법인 대표를 겸임한다. 특히 이번 회동에서는 '루도 로보틱스'와의 협력 방향이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엔씨·크래프톤 관계자 모두 "현재 황 CEO 방한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황 CEO와 김택진 대표, 장병규 의장 회동 소식이 잇따라 전해짐에 따라 엔씨, 크래프톤 주가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엔씨 종가는 황 CEO와 김택진 대표 회동 소식이 알려진 지난 2일 전 거래일(1일) 대비 14.38%(4만2500원) 오른 33만8000원을 기록했다. 장중 34만3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4일 오전 9시 기준 엔씨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4%(4만2500원) 하락한 29만6000원, 크래프톤 주가는 1.4%(3500원)가량 떨어진 25만원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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