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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SNS, 은행의 눈치
한진리 기자
2026.05.28 08:25:15
실시간 소통에 빨라진 은행권 대응…충성 경쟁 보다 전략적 소화 필요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7일 08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실시간으로 대통령의 엑스(X)를 모니터링하는 게 주업무가 됐습니다."


최근 만난 복수의 금융지주와 시중은행 관계자들이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확인하는 일이 대관 부서와 대외홍보 담당자뿐 아니라 임원진과 일선 실무자들의 하루 일과에서도 빠질 수 없는 루틴이 됐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은행권의 시계가 한층 빨라졌다. 대통령이 SNS를 통해 현안에 즉각 반응하고 정책 메시지를 던지면서 금융권도 사실상 실시간 대응 체제로 전환됐다. 과거처럼 정제된 당국 발표를 기다리기보다 대통령의 한마디와 행사장 발언, SNS 메시지까지 촘촘히 들여다보는 분위기다.


대통령의 즉각적인 소통은 장점이 분명하다. 정책 방향이 선명해지고, 금융권의 낡은 관행이나 미온적 대응을 환기시키는 효과도 있다. 소비자 보호, 생산적 금융, 지역균형발전처럼 은행권이 외면하기 어려운 과제에 속도가 붙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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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러한 소통 방식이 때로는 금융권에 과도한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실행의 내실보다 누가 더 빠르게 반응했는지가 더 주목받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리스크 검토와 지속 가능성보다 대통령의 공개적 호응을 의식한 이른바 '충성 경쟁'이 과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전북혁신도시다. 이 대통령이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한 직후 4대 금융지주는 전북 관련 투자계획을 잇달아 내놓기 시작했다. KB금융이 가장 먼저 계획을 발표하자 이 대통령은 엑스(X)를 통해 직접 "감사합니다"라고 호응했다. 비슷한 시기 발표를 준비하던 다른 금융사들 사이에서 다소 김이 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은 그 이후다. 대통령의 반응 하나에 금융사들이 얼마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최근 조선업 상생금융 협약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읽힌다. 국내 3대 조선소와 신한·하나·우리은행이 업무협약을 맺은 가운데 KB국민은행만 빠지면서 금융권의 시선이 쏠렸다. 업계에서는 기존 조선사들과의 여신 거래 관계 등이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이 조선업과 생산적 금융을 전면에 내세운 시점과 맞물리면서 불참의 실질적 배경과 별개로 협약 참여 여부 자체가 정책 호응도를 가늠하는 지표처럼 읽히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대통령의 피드백은 정책의 온도를 높인다. 그러나 금융권이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는 구조가 굳어지면 정책 호응은 자칫 눈치보기로 변질될 수 있다.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구조인지, 금융소비자와 주주에게 설명 가능한 결정인지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빠른 호응은 결국 빈껍데기에 그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메시지를 장기 전략 안에서 냉정하게 소화해내는 판단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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