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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반토막 두나무…15조 평가 배경은
조은지 기자
2026.05.21 09:36:11
카카오인베스트 구주 6.55% 1조33억원 인수…전략 프리미엄·규제 변수가 가격 갈라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0일 14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ChatGPT)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전략적 몸값이 15조원대로 평가됐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하나은행의 구주 인수 가격은 직전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주식교환 산정가와 같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단기 실적보다 플랫폼 지배력,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결합 기대, 디지털자산 사업 확장성이 더 크게 반영된 셈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구주 228만4000주를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거래 단가는 주당 43만9252원이다. 이를 두나무 발행주식총수에 단순 적용하면 전체 지분가치는 약 15조3000억원 수준으로 환산된다. 거래가 완료되면 하나은행은 두나무 지분 6.55%를 보유한 4대 주주로 올라선다.


눈에 띄는 대목은 실적 부진에도 평가 기준이 유지됐다는 점이다. 두나무는 올해 1분기 매출 23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80억원으로 77.8% 줄었고 순이익도 695억원으로 78.3% 축소됐다. 가상자산 거래량 감소가 거래소 매출과 이익을 직접적으로 끌어내린 결과다.


그럼에도 평가가치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과정에서 산정된 두나무 1주당 가액도 43만9252원이었다. 당시 두나무 전체 지분가치는 약 15조원대로 평가됐고, 네이버파이낸셜 1주당 가액 17만2780원을 기준으로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22618주를 배정하는 교환비율이 확정됐다. 하나은행의 이번 인수가는 해당 산정가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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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의 가치 흐름은 가상자산 시장 사이클과 맞물려 움직여왔다. 2021년 하이브가 두나무 지분 2.48%를 약 5000억원에 인수했을 당시 두나무의 평가가치는 약 20조원으로 책정됐다. 이후 크립토 윈터가 본격화되며 한때 장외시장 기준 3조원대까지 밀렸고,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주식교환 과정에서 다시 14조~15조원대로 회복했다. 이번 하나은행 거래는 두나무가 장외저점 대비 5배 가까운 평가 회복을 이뤘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번 거래는 신주 발행이 아닌 구주 매매다. 인수대금은 두나무로 유입되지 않고 매도자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 지급된다. 카카오는 2013년 카카오벤처스 당시 2억원, 2015년 33억원을 추가 투자해 확보한 두나무 지분 일부를 13년 만에 회수하게 됐다. 거래 이후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지분율은 기존 10.6% 안팎에서 약 4% 수준으로 낮아진다.


하나은행이 장외시장보다 높은 가격을 인정한 배경에는 전략적 프리미엄이 깔려 있다. 비상장 장외시장에서는 두나무 가치가 10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반면 하나은행 거래 기준 환산 가치는 15조원대다. 약 5조원 차이가 발생하지만 두 가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장외가는 개인 간 소규모 거래와 호가를 반영하는 성격이 강하고, 대형 지분투자는 사업 시너지와 향후 성장 옵션을 함께 가격에 담는다.


두나무의 멀티플도 낮은 수준은 아니다. 2025년 연결 매출액 1조5577억원, 당기순이익 7088억원, 자본총계 6조2021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PER은 21.6배, PBR은 2.47배, P/S는 9.83배 수준이다. 전통 금융회사보다 높은 배수지만 두나무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사업자라는 점, 네이버파이낸셜과 결합 시 결제·금융·디지털자산 인프라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나무의 비재무적 자산도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두나무는 업비트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자체 블록체인 '기와체인'을 보유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디지털자산 수탁, 온체인 금융 인프라 등으로 사업이 확장될 경우 단순 거래소 수수료 기업을 넘어 금융 플랫폼으로 재평가될 여지가 있다. 하나은행 입장에서도 두나무 지분 확보는 향후 디지털 금융 사업의 전략적 교두보가 될 수 있다.


다만 규제 변수는 여전히 할인 요인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주식교환 종결 예정일은 기존 6월30일에서 9월30일로 연기됐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지연,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논의 등 주요 절차가 아직 남아 있다. 특히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실제 입법될 경우 두나무 지배구조와 네이버파이낸셜 편입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두나무의 15조원 평가는 현재 실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단기 실적은 가상자산 거래량에 따라 급격히 흔들렸지만 전략적 거래에서는 국내 1위 거래소 지위,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결합 가능성, 디지털자산 제도화 이후의 사업 확장성이 함께 반영됐다. 장외 10조원대와 전략적 거래 15조원대의 차이는 고평가와 저평가의 문제가 아니라 평가 잣대가 다른 데서 비롯된 결과다.


두나무의 다음 몸값은 하반기에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주식교환이 예정대로 마무리되고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의 윤곽이 드러나면 두나무 단독 가치와 결합 플랫폼 가치가 다시 산정될 가능성이 크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두나무 평가는 거래소 실적만 보는 단계에서 플랫폼과 금융 인프라 확장성을 함께 보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다만 규제 방향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밸류에이션 변동성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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