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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예방 중심 안전 패러다임 전환 모색
박성준 기자
2026.05.18 10:30:19
판례 통해 경영책임자 기준 구체화…AI·스마트 안전기술 확산 속 현장형 예방체계 구축 논의
이 기사는 2026년 05월 15일 10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는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예방 줌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2026 건설부동산 포럼을 개최했다. 이승호 딜사이트미디어그룹 이사회 의장이 포럼에 앞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5년 차를 맞은 건설업계가 처벌 중심 안전관리의 한계와 마주하고 있다. 법 시행 이후 현장의 경각심은 높아졌지만, 보여주기식 점검과 형식적 대응이 반복되면서 실질적인 사고 감소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법원 판례와 수사 기준이 점차 구체화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사고 이후 책임 추궁보다 사고 이전 위험을 차단하는 예방 중심 체계로의 전환 필요성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자본시장전문미디어 딜사이트는 2026 건설부동산 포럼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의 주요 쟁점과 판례 변화, AI 기반 스마트 안전기술 확산, 예방 중심 안전 패러다임 전환 방향 등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딜사이트는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예방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한 2026 건설부동산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건설·안전 전문가들을 통해 기존의 처벌 중심의 중대재해처벌법의 보완점과 업계 내 다양한 의견 교류를 위해 자리가 마련됐다.


이승호 딜사이트미디어그룹 이사회 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연간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며 "처벌 강화가 경각심을 높이는 데는 일정 부분 성과가 있었지만, 사고 자체를 줄이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점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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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중대재해 문제는 더 이상 건설업만의 이슈가 아니라 제조·물류·서비스업 전반이 함께 고민해야 할 산업 전체의 과제"라며 "이제는 사고 이후 책임을 묻는 방식에서 나아가, 현장이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구조와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딜사이트는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예방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주제로 건설부동산 포럼을 개최했다. 첫 번째 세션을 맡은 정원두 법무법인 LKB평산 변호사가 '중대재해처벌법 현황과 판결로 본 주요 쟁점'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중처법 판단 기준, 직함 아닌 실질 권한 중심으로 변화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정원두 법무법인 LKB평산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판례가 축적되면서 경영책임자 판단 기준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히 대표이사나 그룹 회장이라는 직함만으로 책임을 묻기보다 실제 안전보건 업무에 대한 권한과 의사결정 구조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변호사는 "대표 아래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두고 실질적인 전결권과 최종 의사결정권을 부여했다면 대표가 아닌 CSO를 경영책임자로 본 사례도 있다"며 "안전보건 조직·예산·인사·작업중지 권한 등이 누구에게 있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청 책임과 관련해서도 "하청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원청이 당연히 함께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원청의 안전보건확보의무 위반과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와 예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방향으로 판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대응 방안으로는 위험성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형식적인 서류 작업은 의미가 없다"며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실제 개선 조치를 이행한 과정까지 기록으로 남겨야 법적 의무 이행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딜사이트는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중대재해처벌법 현실과 합리적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로 건설부동산포럼을 개최했다. 두 번째 세션을 맡은 조대진 대한중대재해예방협회 감사 겸 노무사가 '중대재해 방지를 위한 처벌에서 예방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방안' 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딜사이트)

중대재해, 처벌보다 예방 인프라 구축으로 전환해야


조대진 대한중대재해예방협회 감사 겸 노무사는 두 번째 세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산업안전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졌지만, 처벌 중심 구조만으로는 사고 감소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후 제재에 머무르기보다 위험을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예방 중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감사는 현행 제도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개념의 모호성과 장기화되는 수사·재판 구조 등으로 현장 혼선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처벌은 기본 틀로 유지하되, 위험을 인지하고 이해한 뒤 실행으로 연결하는 예방 인프라를 중심축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사례로는 싱가포르의 단계별 안전관리 시스템을 소개했다. CEO 교육과 위험성 평가, 인증 체계를 통해 산업재해 사망률을 크게 낮췄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CEO 안전경영 선언 ▲위험관리 책임자 지정 ▲위험성 평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외부 인증 등으로 구성된 한국형 5단계 안전 프로그램도 제안했다.


조 감사는 "단순 규제만으로는 현장 변화를 끌어내기 어렵다"며 "금융·보험·공공입찰 등과 연계한 인센티브 체계를 통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안전관리에 나설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딜사이트는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예방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주제로 건설부동산포럼을 개최했다. 세 번째 세션을 맡은 이경제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수사과장이 '중대재해처벌법의 이해 :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딜사이트)

중대재해 판단 핵심은 고의성과 인과관계


이경제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수사과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는 단순 사망사고 발생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조치 의무 위반으로 이어지고, 다시 중대산업재해 발생과 연결되는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수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고의성과 인과관계 입증"이라며 "작업 중 사망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작업환경과 안전조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중대산업재해 사망자의 절반가량이 건설업에서 발생한 만큼 현장 중심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영책임자 판단 기준과 관련해서는 "원칙적으로 대표이사를 경영책임자로 보고 있으며, CSO를 인정하는 것은 매우 예외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사·조직·예산을 총괄하는 실질 권한 여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판례 흐름과 관련해 발주자·도급인의 책임 범위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형식적 지위보다 실제 사업 수행 과정에서 어떤 역할과 관리 권한을 가졌는지를 중점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장은 "위험성 평가와 종사자 의견 청취 체계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중소 사업장은 기본적인 안전보건관리 체계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딜사이트가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예방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주제로 건설부동산 포럼을 개최했다. 네 번째 세션을 맡은 정일국 한국스마트건설안전협회 회장이 '스마트안전기술의 자율예방체계 구축과 현장 확산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딜사이트)

법·처벌만으론 한계…민간 주도 스마트 안전기술 필요


마지막 연사로 나선 정일국 한국스마트건설안전협회 회장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기존 규제·처벌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AI 기반 스마트 안전기술 중심의 예방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 안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고 원인 분석에 기반한 예방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며 "영상과 현장 기록을 확보하는 스마트 안전기술 기반 블랙박스 기능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스마트 안전벨트 ▲이동형 AI CCTV ▲스마트 개폐 경보기 ▲크레인 낙하물 경보 시스템 ▲안전관제 앱 등 현장 적용 기술도 소개됐다. 정 회장은 "사고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유사 사고를 예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XR 기반 체험형 안전교육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텍스트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가상 체험과 AI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을 통해 근로자의 사고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마트 안전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장 친화적 시스템 구축과 민간 중심 기술 인증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건설 AI CCTV 기술인증제도를 통해 탐지 성능과 환경 적응력 등을 검증해야 한다"며 "민간 인증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정부 인증 체계까지 확대해 기술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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