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총사업비 1조원이 넘는 경산 상방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이 최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증액하며 리파이낸싱을 마쳤다.

시공사 겸 시행법인 최대주주인 호반건설이 책임준공과 자금보충 확약까지 내걸며 자금 조달에 힘을 보탠 덕분으로, 약정금액을 400억원 이상 늘렸을 뿐만 아니라 55개월 만기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다만 PF 약정금액은 도급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실질적 사업 주체라고 할 수 있는 호반건설은 착공 이후 분양대금 등을 통해 나머지 자금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18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상방공원PFV는 최근 기존 2000억원 규모였던 PF 대출을 2410억원으로 늘렸다. 다가오는 8월 기존 대출 만기를 앞두고 조기 차환과 함께 한도 증액 및 만기 연장을 통해 안정성을 높였다. 상방공원PFV는 경상북도 경산시 상방공원 민간공원 조성사업 시행을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호반건설은 상방공원PFV의 지분 50.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사업 시공을 맡고 있다.

이번 증액 및 차환 과정에서 호반건설은 책임준공 확약은 물론 자금보충 확약도 제시해 PF 구조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덕분에 새롭게 대주단을 구성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기존에는 ▲동양생명 ▲아이엠뱅크 ▲수협은행 ▲미래에셋캐피탈 ▲NH투자증권 ▲IBK캐피탈 ▲하나캐피탈 등 금융사 7곳이 대주단에 참여했었다. 새롭게 꾸려진 대주단에는 ▲메리츠화재 ▲JB우리캐피탈 ▲NH농협캐피탈 ▲IBK캐피탈 등 금융사 외에 ▲엠상방제일차 ▲씨이에이제일차 ▲유니버스경산 등 유동화회사도 이름을 올렸다. 대주단 직접대출 외에 유동화 기반 구조가 더해지면서 리스크 분산과 자금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사업의 자금구조와 실행 여건을 둘러싼 우려도 존재한다. 상방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의 도급계약상 공사비는 5771억원에 달하는 데다 전체 사업비는 1조원을 웃도는데, PF 대출 약정액은 2410억원에 그쳐서다. 이는 토지 확보 및 보상 등에 투입된 금액과 그에 대한 금융비용 정도에 불과하다. PF 증액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공사비의 절반도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호반건설은 부족한 도급액 등 사업비를 분양대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1단지와 2단지로 나눠 2105가구가 조성될 예정이다. 총 분양수입은 1조106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분양경기가 장기간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상방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은 2019년 시행법인인 상방공원PFV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지만, 사업부지 내에서 유적지가 발견되는 등 걸림돌을 만나 수년째 표류해왔다. 지난해 11월 착공 허가를 받는 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봤지만 분양경기 침체 탓에 지연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성 사업인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특성상 초기 인허가 절차와 공공기여 협의 등이 복잡하고, 분양 일정도 민감하게 작용한다"며 "호반건설이 시행 및 시공을 모두 책임지는 구조인 만큼 일정 차질이 재무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