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콘텐츠 제작사 SLL중앙을 둘러싸고 대주주와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대주주인 콘텐트리중앙은 지분 매각을 본격화한 반면 FI들은 여전히 기업공개(IPO)를 고수하는 분위기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은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자회사 SLL중앙의 경영권 매각 준비에 착수했다. 기업가치는 1조원대로 거론된다. 당초 SLL중앙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실적 부진 등을 감안할 때 상장보다는 매각이 더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FI들은 여전히 IPO를 추진하겠다는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프랙시스캐피탈과 중국 텐센트 자회사 에이스빌은 2021년 프리IPO 투자 당시 전환우선주(CPS) 형태로 각각 3000억원, 1000억원을 집행했다.
올해 1분기 기준 SLL중앙 최대주주는 콘텐트리중앙으로 지분 53.82%를 보유하고 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특수목적법인(SPC)인 프랙시스샤토홀딩스를 통해 18.36%, 에이스빌은 10.11%를 보유 중이다.
SLL중앙과 FI 간 투자 계약에는 3년 내 상장을 조건으로 하되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최대 5년까지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이에 SLL중앙은 지난해 상장 기한을 한 차례 연장해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돌입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회사가 기한 내 상장하지 못할 경우 회수 방안을 투자자에 제시한 후 3개월 안에 이를 실행해야 한다.
통상 FI는 프리IPO 투자 시 일정 시점 내 상장을 전제로 하되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태그얼롱(동반매도요구권) 등 회수 장치를 설정해둔다. 이에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FI도 회수 전략을 조율하거나 함께 매각에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SLL중앙의 FI들은 기한 1년 연장을 전제로 상장 준비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지분 매각은 별도로 진행되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회사 측이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해 기존 FI 투자금을 상환하고자 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지만 최근 실적 흐름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SLL중앙은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3930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2021년 이후 뚜렷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상태다.
FI가 상장을 고수하면서도 대주주 매각과 무관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회수 전략 간 간극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전환 조건 등 FI의 계약상 권리 행사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IPO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FI가 기존 전략을 언제까지 고수할 지는 미지수다. 원매자 측에서도 이 같은 구조적 불확실성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FI 측은 여전히 계약상 상장 추진 기한 내 IPO를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수 전략이 엇갈린 만큼 향후 거래 과정에서 FI와의 조율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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