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새 정부 출범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교체가 예정된 가운데 벤처캐피탈(VC) 업계는 이대희 한국벤처투자(KVIC) 대표의 거취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일단 이 대표가 기획재정부와 중기부를 거친 정통 관료 출신으로 이른바 '정치인 낙하산'이 아니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도 중용될 거란 기대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인사혁신처에 사직서를 냈고 대통령실은 후속 인선에 착수한 상태다. 관가에선 새 중기부 장관 하마평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남근 의원과 장경태 의원 등이 중용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창업진흥원 등 크게 11개가 있다. 이중 VC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모태펀드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 수장의 거취다.
벤처투자는 중기부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교육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에서 출자한 자금을 모아 모태펀드를 꾸린다. 이후 정부 부처 소관에 따라 분야를 나눠 출자금을 배분하고 출자 사업을 공고한다. 펀드 조성을 위해 출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VC로선 한국벤처투자의 변화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한국벤처투자를 이끄는 수장은 이대희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37회 행정고시를 통과해 입직한 이후 주로 기획재정부에서 일해왔다. 물가정책과장과 미래정책총괄과장을 거쳐 경제구조개혁국장을 역임했다. 그 사이 국비로 영국 버밍엄대에서 국제금융학과 유럽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7월부터 부처를 중기부로 옮겼고 소상공인정책실과 중소기업정책실을 총괄했다. 이후 지난 5월부터 한국벤처투자 대표로 부임해 임기를 이제 막 시작한 상황이다.
이런 맥락에서 새 정부가 들어섰더라도 당장 이 대표를 교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통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정치인 출신이 아니고 임기를 막 시작한 상황이라 전 정부 인사라고 해도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국벤처투자 대표 자리까지 정권이 좌지우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웅환 전 대표가 자진 사임하기는 했으나 기업인 출신이라 관료들과 마찰이 있어 물러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1월 임기 약 2년을 앞두고 스스로 물러났으며 이후 한국벤처투자는 이 대표를 선임하기 전까지 1년 6개월 동안 수장 공백 사태를 겪었다.
이대희 대표는 VC 업계가 줄곧 요구하는 모태펀드 존속기간 연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개최한 지난달 26일 "모태펀드 존속기간은 10년이 남았으나 기업의 성장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딥테크 기업을 위해서라도 모태펀드 존속기간 문제는 시급히 해결돼야 할 사안"이라며 "반드시 만기 연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태펀드는 관련 법과 시행령에 따라 존속기간이 오는 2035년으로 설정돼 있다.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곳은 이 기간 안에 투자와 회수를 모두 마쳐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성장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VC 업계는 모태펀드 존속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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