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남궁견 회장이 보유 기업 매각에 나섰다는 얘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휴마스시와 셀트리온 간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변수도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휴마시스가 최악의 경우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금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매각 논의 자체가 무산될 수 있어서다.
16일 관련 업계에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휴마시스와 셀트리온 간의 코로나 진단키트 공급계약 관련 소송 결과를 오는 26일 내놓을 예정이다. 애당초 이달 12일 판결 예정이었지만 돌연 연기됐다.
휴마시스와 셀트리온 간의 갈등은 2022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2년 12월 휴마시스는 셀트리온과 체결한 1366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휴마시스는 최초 계약금액인 1336억원 중 447억원만 계약에 따라 이행됐으며 919억원 상당의 진단키트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고 설명했다. 계약 이행률은 32.69%다.
당시 휴마시스는 해당 계약해지가 셀트리온의 일방적인 통보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셀트리온은 납기지연에 따른 정당한 계약해지라며 오히려 손해배상 및 선급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휴마시스에 코로나19 진단키트 발주를 했지만 예정된 납기일에 물량을 받지 못했다는 취지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의 납기지연에 따른 시장 적기 공급 실패에 실패했다"며 "코로나19 환경의 변화 등을 사유로 당사의 계약상대방(셀트리온 USA)이 요청해 공급계약 금액을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셀트리온은 애당초 600억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1821억원으로 배상 청구액을 증액했다. 이에 맞서 휴마시스도 미지급 진단키트 대금과 700억원 규모의 손배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해당 소송 결과에 따라 남궁견 회장이 보유 기업 매각할 때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M&A업계에선 남궁견 회장이 보유 중인 기업 중 코스피 상장사 미래아이앤지 뿐만 아니라 코스닥 상장사 휴마시스, 경남제약 등을 매각한다는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
소송 패소로 휴마시스가 1800억원이 넘는 배상액을 물어줘야 할 경우 매각을 추진하기 어렵거나, 리스크에 따른 매각 대금이 대폭 축소될 수 있다. 현재 휴마시스가 배상금액을 감당하기 어려운 재무적 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휴마시스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9억원 수준이다.
M&A업계 관계자는 "기업을 인수하는 입장에서 손해배상소송 등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더군다나 소송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결과 예측이 힘들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딜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휴마시스 측은 남궁견 회장의 기업 매각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일전에 미니쉬테크와 논의가 있었지만 모두 중단됐다"고 말했다.
또한 휴마시스가 배상금액을 감당하기 어려운 재무적 체력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금및현금성자산 이외에도 정기예금 등 곧바로 현금화 가능한 기타유동금융자산이 1850억원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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