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KT가 최근 비핵심자산 유동화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세에 힘입어 재무 체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향후 2년 동안 인공지능(AI) 부문에만 7조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해야 하는 점에 비춰볼 때, 계열사 실적·재무 개선을 향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별도기준 대비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최근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일회성요인 및 운전자본 등 변동성 전반에 대한 관리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경영 효율화에 기반한 수익개선 효과가 중장기 성장성을 담보하지 않는 만큼, 단순 실적개선을 넘어선 수익원 강화가 시급한 셈이다.
KT는 올 1분기 별도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8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반면,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302억원으로 43.4% 급감했다. 계열사 대부분서 수익·원가구조 재편 및 마케팅 효율화 등으로 수익성을 한층 개선했지만, 일부 계열사의 사업재편 과정간 일회성비용 및 운전자본 등이 증가하면서 현금흐름 전반이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같은 기간 KT스카이라이프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29억원으로 29.3% 급감했고, KT알파 역시 -28억원으로 마이너스 폭이 40%나 늘었다. 양사 모두 경영 효율화를 통해 순이익을 늘렸지만, 이자·법인세 등 현금유출 규모가 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현금흐름 지표를 악화시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현금흐름은 시즌성 이슈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지표"라면서도 "다만 변동성이 크고 예측이 어려운 현금흐름은 시장은 물론 기업 내부서도 중장기적인 불안 요소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장기 수익성이다. 최근 KT 주요 계열사들이 주로 몸집을 줄이며 수익성을 개선한 만큼, 이렇다할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추후 실적·재무 변동성이 한층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디지털 마케팅 계열사인 나스미디어는 다각적인 경영 효율화 노력으로 올 1분기 영업이익을 28%나 개선했다. 이는 자회사 플레이디 매각과 인력 효율화 등 다방면서 몸집을 줄인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매각 논의 중인 KT에스테이트 호텔 역시 당장 고수익 창출이 가능한 '황금알'로 평가 받으면서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이나 클라우드 같은 주요 계열사서 최근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경영 효율화에 크게 기댄 결과"라며 "몸집 줄이기에 기반한 수익 개선에는 한계가 자명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현금흐름과 시장 경쟁력을 안정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선 각 계열사마다 매력적인 수익원을 속히 확보해 놔야 한다"며 "당분간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이번 사업전환 시기를 적극 활용해 새 수익원 개발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KT는 당분간 사업구조 재편 및 전략적 투자 기조를 앞세워 전사 재무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올 1분기 계열사들의 수익성은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지만, 연결기준에선 일부 그룹사의 운전자본 증가 등의 일시적 요인이 반영되며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별도기준으로는 견조한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략적 투자 기조와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전사 수익성과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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