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자가 야심작인 갤럭시Z 시리즈 플립·폴드7 공개를 예고했지만 흥행에는 난관이 예상된다.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가격 인상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출시 예정인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도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Z 7시리즈가 '흥행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뉴스룸을 통해 7월 공개 예정인 '갤럭시Z 폴드7'의 티저를 선보였다. 티저에는 갤럭시Z 폴드7의 실루엣 이미지가 담겼으며 갤럭시 S 시리즈 '울트라' 모델급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또한 "역대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벼운 갤럭시Z 시리즈가 탄생한다"고 예고했다.
갤럭시Z 시리즈 플립·폴드7은 전작보다 얇아진 두께와 더 커진 화면으로 시장에 승부수를 던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Z 폴드7의 메인 디스플레이는 8.2인치, 두께는 3.9mm이며, 갤럭시Z 플립7은 6.85인치에 두께 6.9mm로 예상된다. 전작인 갤럭시Z 폴드6(7.6인치·5.6mm), 갤럭시Z 플립6(6.7인치·6.9mm)와 비교해 개선된 사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갤럭시Z 7시리즈의 흥행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이달 말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미국발 관세 정책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 소비자 가격이 30~40%까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미국 내 판매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갤럭시Z 시리즈는 원래도 높은 가격 대비 내구성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접는 디스플레이 구조 탓에 성능 저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까지 대폭 인상되면 소비자 매력도는 더욱 떨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미국에서 25% 관세가 실제로 부과된다면 해당 시장에서 판매 증가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Z 시리즈 폴드·플립6는 높은 가격과 내구성 이슈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국내 기준 출고가는 전작보다 8만5800원에서 24만4200원까지 인상되며 비싼 가격으로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사전 예약 판매량이 91만대로 전작(102만대)을 밑돌며 판매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판매량도 목표였던 820만대에는 못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도 관세 불확실성을 의식해 폴더블폰 생산 계획을 일부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6월 갤럭시Z 폴드7 63만대, 갤럭시Z 플립7 55만대, 플립7 보급형 모델 16만대 등 총 134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5월 초 제시한 160만대 생산 계획보다 줄어든 수치다.
관세 정책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가격을 동결하고 일부 국가에서만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관세 정책으로 우려가 큰 미국 시장에서도 기존처럼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그간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변동을 최소화하는 기조를 유지했다. 가장 큰 경쟁사인 애플이 최근 5년 동안 아이폰의 달러 가격을 동결하는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플이 내년 폴더블폰을 출시할 예정이라는 점도 갤럭시Z 시리즈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선보일 폴더블 아이폰은 7.76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며 가격은 2000달러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폴더블폰 시장에서 애플 진입을 기다려온 수요가 있었던 만큼 갤럭시Z 7시리즈가 특별한 변화 없이 출시된다면 교체 수요를 유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선 관계자는 "현재 폴더블폰은 소비자의 교체 수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높은 가격, 접히는 부분의 주름, 킬러 애플리케이션 부재 등이 원인"이라며 "내년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소비자는 애플에 대응할 만한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가 없다면) 올해 폴더블폰 교체 수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판매량도 전년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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