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네패스가 실적 부진을 키운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사업을 지난해 4분기부터 중단영업으로 분류하면서 올해 수익성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 등 주요 지표에서는 해당 부문 손실이 제외돼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PLP사업 손익은 여전히 당기손익에는 반영되는 만큼 최종 손익의 반등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네패스는 지난해 4분기 PLP사업부문의 손익을 '중단영업손익'으로 분류했다. 해당 사업은 2020년 2월 네패스가 물적분할해 설립한 자회사 네패스라웨가 담당한다. 이에 대해 회사는 분기·사업보고서에서 "PLP사업부문 매출이 급감하고 시장 상황의 악화로 더 이상 영업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관계사인 네패스라웨와 관련된 손익을 중단영업손익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회계상 중단영업은 기업이 해당 사업을 더 이상 지속하지 않거나 처분 또는 청산을 검토할 때 적용된다. 손익계산서에서 '계속영업손익'과 별도로 구분되며, 연결기준 실적(영업이익 등)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네패스라웨는 지난해 5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손익이 모회사인 네패스의 영업이익에서 제외되면서 올해는 이같은 구조조정 효과에 따른 수익성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중단영업에 따른 손익은 최종 당기손익에는 반영된다. 손익계산서상 영업이익에 영업외손익을 더하면 세전이익이 나온다. 여기에 법인세 비용을 차감한 수치가 계속영업손익이다. 이후 PLP 사업처럼 중단영업으로 분류된 손익이 합산돼 최종 당기순이익이 결정된다. 네패스는 지난해 148억원의 계속영업손실과 646억원의 중단영업손실을 기록, 이를 더한 총 79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네패스라웨의 부진은 PLP 사업의 수익화 지연에서 비롯됐다. FO-PLP는 기존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보다 생산 효율이 높은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주목받았으나 공정 난도가 높고 수율 확보도 쉽지 않았다. 대형 고객사였던 퀄컴과 체결한 물량 일부도 해지되면서 생산·매출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 여파로 네패스라웨는 설립 첫해인 2020년부터 4년 연속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네패스는 2023년 11월 네패스라웨에 총 1346억원(이율 4.6%)을 장기대여금 형태로 지원했다. 이후 PLP 부문을 중단영업으로 분류한 지난해 말, 이 중 686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다만 올 1분기에는 회수 가능성 일부를 반영, 충당금 규모를 489억원으로 조정했다. 대손충당금은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에 대비해 미리 비용으로 인식하는 회계 처리로, 당기손익에 부담을 준다.
네패스 관계자는 "전방산업의 불확실성과 업황 변동성은 여전하나 비용 효율화와 비가동 공정 축소 등으로 실적 개선을 도모하는 중"이라며 "중단영업의 분류는 회계적 표시의 변경으로 금년도 손익에 추가적 영향을 주는 사항은 아니나 중단영업에 따른 네패스라웨 운용비 감소로 과거 대비 손익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PLP사업부문은 글로벌 시장 상황과 수익성, 그룹 전체 전략적 방향을 종합 검토해 중단영업으로 분류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현재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네패스라웨에 설정된 대손충당금 변경 관련해서는 "1분기 중 회수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반영됐다"며 "앞으로도 관련 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지속 점검하고, 현실적인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회계처리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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