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국내 최초 변압기 전문 제조업체인 국제전기를 인수하며 전통 제조업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앵커에쿼티는 지난 20일 국제전기 경영권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완료했다. 매각주관사는 삼정KPMG로 매각가는 2400억원 수준이다.
앵커에쿼티는 별도의 인수금융 없이 2021년 2조원 규모로 조성한 4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아세아이엔티가 보유하고 있는 국제전기 지분 100%다. ㈜아세아이엔티는 국제전기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전기는 1946년 국제변압기제작소로 출범한 국내 최초의 변압기 전문 제조업체로 1967년 국제전기주식회사로 법인을 전환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등에 사용하는 변압기와 전기변환장치 등을 생산 중이다.
충청북도 음성군에 본사와 공장이 위치해 있으며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알짜' 제조업체로 꼽힌다. 틈새 전력기기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를 확보해온 만큼 실적 안정성과 수익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국제전기의 실적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500억원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700억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8억원에서 115억원으로 급증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약 29억원에서 126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앵커에쿼티는 이번 거래에서 국제전기의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약 20배 수준의 EV/EBITDA 멀티플을 적용했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는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국제전기가 해마다 실적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리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는 점을 밸류에이션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AI 확산과 클라우드 수요 증가로 대형 데이터센터 건립이 활발해지면서 전력 인프라 투자가 글로벌 차원에서 확대되고 있다"며 "변압기, UPS 등 핵심 전력기기를 제조하는 업체들이 시장에서 재평가받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외 변압기 및 전력변환장치 시장은 전력 수요 증가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 기조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S일렉트릭, 산일전기 등 국제전기와 유사한 전력기기 상장사들도 최근 15~20배 수준의 멀티플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복수의 원매자 간 경쟁 없이 1대1 협상 방식으로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초기부터 앵커에쿼티 측이 인수 의사를 타진해온 만큼 매도측과 협상도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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