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꺼내든 이른바 '호텔경제학'을 공격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경제 순환론 취지에서 예시로 든 호텔경제학의 허점을 연일 파고들며 '이재명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이재명 후보의 시장경제에 대한 인식이 허술하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후보는 지난 20일 광주시의회에서 지역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이 경제학적 근본을 찾을 수 없어 궁금했는데 충격적인 제보를 받았다"며 "2009년 어떤 블로그에서 조롱조로 올린 글을 차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천박한 이야기를 경제 철학으로 설파한 것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가 최근 한 유세 현장에서 꺼내든 이른바 호텔경제학의 출처와 내용의 부실함을 꼬집으며 정식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호텔경제학은 지난 16일 이재명 후보가 전북 군산 유세에서 언급하며 정치권의 이목을 끌었다. 이날 이 후보는 "한 여행객이 호텔에 10만원의 예약금을 내면 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가구점 외상값을 갚고,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사 먹는다. 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며 "이후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하고 10만원을 환불받아 떠나더라도 이 동네에 들어온 돈은 아무것도 없지만 돈이 돌았다. 이것이 경제"라고 발언했다.
이준석 후보는 18일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1차 TV토론회에서 작심한 듯 호텔경제학 저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호텔경제학을 앞세워 이재명 후보 공격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이 후보는 "(호텔경제학이)무한 동력인가. 호텔경제학과 관련된 그림을 보면 돈이 도는 과정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한계 소비 성향이 '1'로 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극단적인 예시를 한 번 들어본 것인데 왜 그렇게 단순화하냐"며 "경제는 순환이 중요하다는 취지"였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후보의 호텔경제학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호텔경제학)용어의 원전(原典)은 미국 인터넷에서 말도 안 되는 이론을 조롱하러 나온 얘기"라며 "호텔에 나중에 돈을 갖다 준 주체가 성매매 여성인데, 이런 내용을 국민들한테 경제 정책이라고 얘기하고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같은 날 광주시의회 방문 일정에서 이재명 후보를 향해 사과 요구까지 하고 나선 것이다.
이준석 후보가 호텔경제학 때리기에 나선 것은 이재명 후보의 유능 이미지에 생체기를 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이재명 후보가 기본적인 경제 지식조차 없다는 점을 부각해 지지율을 끌어내리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승수효과 의미를 왜곡해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응수했다. 이 후보는 20일 경기 파주시 유세 현장에서 "가계에 돈이 돌면 치킨가게 매출이 늘고, 치킨값을 받은 주인은 막걸리 한 잔 사먹을 것 아니냐, 또 치킨가게 주인이 닭도 사고 양념도 사면 동네 경제도 조금 나아지지 않겠느냐"며 "이런 것을 승수효과라고 하는데 이것을 모르는 바보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 알아듣는데 왜 못 알아듣는 척 하냐"며 "진짜 못 알아듣는 거냐 아니면 다른 사람도 못 알아들으라고 선동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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