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과학기술인공제회(과기공)가 지난해 5% 후반대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연간 운용 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사모펀드(PEF)·벤처캐피탈(VC) 중심의 기업투자가 자산군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과기공은 올해 해당 부문 자산 배분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 전년 대비 수익률 하락…국내 주식시장 부진 탓

지난해 과기공 자산 운용 수익률은 5.89%로 전년(7.23%) 대비 감소했지만 연간 목표치(5.03%)는 달성했다. 자산군별로는 ▲주식 7.71% ▲채권 5.28% ▲멀티에셋 2.19% ▲부동산 4.59% ▲기업 8.73% ▲인프라 4.12% ▲단기자금 3.61%로 중장기 자산들은 채권과 부동산을 제외하고 전년 대비 수익률이 감소했다. 

주식 수익률이 전년 대비 절반 가량 낮아진 데는 국내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과기공은 환헤지 비중이 80%를 웃도는 기관 중 하나로 변동성 최소화에 초점을 맞춘 운용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공격적인 환오픈 전략보다는 안정성을 강조하는 환헤지 전략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반영 폭도 제한적이었다는 설명이다. 과기공 관계자는 "다른 연기금 및 공제회들과는 주식 투자 전력과 포트폴리오 구성이 달라 수익률 면에서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투자는 지난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과기공 전체 실적을 견인한 자산군으로 꼽힌다. 과기공은 PEF·VC 블라인드펀드 출자를 통해 해당 부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해당 부문은 2023년에도 11.3%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식 다음으로 높은 성과를 보였다. 2022년에는 7.6%로 부동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3년 연속 중장기 자산군 가운데 상위권 수익률을 이어온 셈이다.  

◆ PE·VC 이어 크레딧까지…기업투자 전략 다변화

과기공은 전체 자산의 70~80%를 기업투자·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 부문에 배분해 운용하고 있다. 대체투자 내에서도 기업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과기공은 올해 이 비중을 29%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운용자산(AUM) 규모가 15조원에 달하는 만큼 급격한 전략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년 하반기에 PEF와 VC 대상으로 정기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을 진행해온 과기공은 올해 처음으로 상반기에 1000억원 규모의 크레딧 펀드 대상 출자에 나섰다. 크레딧 투자는 고금리 시기에 일정 수준의 이자 수익을 확보하면서도 하방 위험이 낮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반기 역시 기존에 진행해온 정기 출자가 예정돼 있어 연내 총 두 차례 이상 기업투자 관련 출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기존의 기업투자 전략과 병행해 크레딧 출자를 진행함으로써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과기공 관계자는 "대체투자 부문은 전략적으로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영역"이라며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해 자산별 투자 방식을 세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