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글로벌 경제에 후폭풍을 몰고 있는 미국 트럼프발(發) 관세 대응책을 놓고 유력 대선 주자들간에 시각차를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주변국인 중국, 러시아와의 균형을 고려한 실사구시(實事求是) 외교로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방안을 제시한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관세 대응책이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방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18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1차 토론회에서는 '트럼프 시대 통상 전략'이 토론 주제 중 하나로 제시됐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관세협상에서 미국이 압도적 우위에 있지는 않다"며 "(트럼프 정부가)부과한 관세를 그대로 두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두르지 말고 협상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이 후보의 안보관에 의문을 표하며 이념 검증에 나섰다. 김 후보는 "(대한민국은)한미동맹이 기본 축이 돼야 하는데, 그동안 이재명 후보가 해왔던 발언을 보면 미국으로서는 끔찍할 수준"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의 반미(反美) 공세에 대해 이 후보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인정하며 여유롭게 응수했다. 이 후보는 "한미동맹은 중요하며 앞으로 안보동맹에서 경쟁동맹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용적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렇다고 완전히 미국에 의존하며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적대적으로 만들면 안 된다"며 "외교는 국익중심으로 실용적으로 가야한다"고 피력했다.

김 후보가 재차 한국전쟁(1950~1953년) 시절 중국이 적국이었던 점을 부각하며 공세를 이어가자 이 후보는 "한미동맹의 기본 축을 발전, 심화시키는 게 기본이지만 완전히 미국에만 올인 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과 러시아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 국가와의 관계를 잘 관리하는 실사구시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북학의 핵 위협을 해소할 해법을 묻는 질의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자체적으로)핵을 보유하려면 NPT(핵확산방지조약)에서 탈퇴하고, 북한처럼 경제제재 견뎌야하는 데다가 주변국들이 핵을 보유하게 되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오게 된다"며 "제래식 군사력을 최대한 키우고 미국과 핵 억제력을 공유하는 방식을 통해 한반도를 비핵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