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LP)인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이 지난해 해외자산과 대체투자 성과에 힘입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체 수익률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효과와 기존 해외 투자 자산 수익에 힘입어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사학연금은 기금 고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현금 확보를 위해 단기간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대체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나갈 전망이다.
◆ 전체 수익률 감소했지만…해외자산·대체투자 부문은 '껑충'
지난해 사학연금은 기금운용 수익률은 11.63%로 전년(13.46%) 대비 감소했지만 국민연금(15%)에 이어 국내 연기금 기관 중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산군별로는 해외 주식이 직접 투자 34.08%, 간접 투자 29.44%의 수익률을 보였으며 해외 채권과 대체투자도 두 자릿수의 성과를 이어갔다. 반면 국내 주식의 경우 직접과 간접 투자 부문 모두 수익률 마이너스(-)로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자산군별 수익률 상위 1~3위 모두 해외 부문으로 기존 해외 투자 자산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해외 주식과 채권 모두 고환율에 따른 환차익 효과로 외부 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작용하며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대체투자 부문도 전년(6.43%) 대비 약 2배 오른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체투자 부문 역시 신규 상품 투자보다는 기존 보유 자산의 성과와 환차익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체투자도 해외 자산 비중이 높아 환율 상승 효과가 반영되며 성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지난해 운용 수익률은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에 보유한 해외 포트폴리오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등의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대체투자 전문가 CIO 주도 하에 '고금리' 상품 투자 강화
사학연금은 지난해 전범식 최고투자책임자(CIO) 체제에 돌입하면서 조직과 자산운용 전략에 변화를 줬다. 기존 대체투자실을 폐지하고 산하에 있던 기업금융팀과 부동산인프라팀을 자금운용관리단 직속으로 편입했다.
전 CIO는 사학연금 입사 후 투자분석팀과 리스크관리팀, 대체투자팀 등을 거친 뒤 현대증권 투자금융본부장과 SK증권 대체투자사업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연기금과 민간 증권사를 모두 경험한 실무형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전 CIO 취임 이후 대체투자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잡은 만큼 자산운용의 중심축을 해당 부문으로 옮기려는 의도가 반영된 조직 개편이라는 분석이다.
사학연금은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배당, 이자 등 단기간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자산을 중심으로 자산 배분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 대체투자 내에서도 회수 시점이 불확실하고 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에쿼티, 바이아웃 투자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사모대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사모대출은 LP의 자금을 모아 운용사(GP)가 기업에 대출을 해주거나 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20% 수준이었던 사모대출 투자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에쿼티 비중은 60%로 낮아졌다. 유동성 확보가 중요한 연금 운용 특성상 정기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블라인드 PEF 출자 사업보다는 사모대출펀드(PDF), 사모신용펀드(PCF), PF 대출이나 개별 투자 건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학연금은 2023년 PEF 출자금 규모를 1000억원대로 줄였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블라인드 PEF 출자는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글로벌 사모대출·부동산·인프라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며 "연금 운용에 적합한 현금 흐름 기반의 대체투자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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