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채린 기자] 파라타항공이 대주주 교체로 지각변동이 일고 있는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시장에 재도전장을 던졌다. 새 주인인 위닉스를 뒷배 삼아 심기일전 한 모습이다. 항공 수요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지역 거점 항공사라는 핸디캡을 이겨내고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파라타항공은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을 위해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정확한 시기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현재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 항공운항과에서 관련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7~8월에는 AOC 인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관측된다. AOC는 항공업을 영위하기 위해 획득하는 일종의 라이선스에 해당한다.
이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항공기를 갖춘 후 항공운송사업자 변경면허를 획득해야 한다. 파라타항공은 1호기가 될 A330을 오는 8월 인도한다는 계약을 맺었으며, 항공운송사업자 변경 면허도 취득한 상태다. AOC 재발급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8월경 모(母)기지가 될 양양항공발(發) 제주 노선을 띄운다는 구상이다. 2023년 6월 팬데믹 여파로 회생절차에 돌입하며 AOC 자격을 상실한 지 2년여 만에 날개짓을 하게 되는 셈이다.
파라타항공은 강원도 양양을 거점으로 한 플라이강원의 부활을 알린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파라타항공의 시초는 2016년 4월 설립된 플라이양양으로 에스비아이 아세안 스프링보드 투자조합(16.22%)를 비롯해 주원석 전 플라이강원 대표 겸 아윰 전 대표(20.00%), 신세계디에프(8.11%), 토니모리(8.11%) 등이 초기 투자에 참여했다. 설립 2년째가 된 2018년 4월에 광역자치단체인 강원도를 내세우고자 플라이강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기존 LCC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태국 타이베이와 필리핀 클락 등으로 운항 노선을 넓혔지만 플라이강원에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항공·여행업계에 전대미문의 악재로 작용한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제대로 된 영업활동을 펼치지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운항 초기부터 지속된 영업손실 규모가 하늘길이 막히면서 심화됐다.

실제 플라이양양 시절 30억원 수준이던 영업손실액은 코로나19가 본격화 된 2020년에 317억원으로 불어났다. 이후에도 ▲2021년 158억원 ▲2022년 340억원 ▲2023년 351억원 ▲2024년 145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결국 2023년 6월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AOC 자격을 상실했다.
출범 7년여 만에 존립이 위태로워진 플라이강원은 회생의 동아줄을 잡게 됐다. 중견 생활가전 기업 위닉스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되면서다. 지난해 7월 위닉스는 플라이강원이 실시한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100%(400만주)를 획득했다. 평소 항공업에 관심을 가져온 윤철민 위닉스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결정으로 전해진다.
기존 플라이강원 주식 전량이 무상소각 된 만큼 위닉스의 완전 자회사가 됐다. 이어서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세 차례에게 걸쳐 250억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출자해 50만주를 추가 취득했다. 자금에 숨통이 트이면서 지난해 10월 회생절차를 종결할 수 있었고, 파라타항공으로 사명을 교체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시장 한 편에서는 파라타항공이 연착륙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 섞인 반응도 나온다. 국내 LCC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생 지역 거점 항공사나 다름없는 파라타항공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티웨이항공은 대명소노그룹의 지원 사격을 받아 유럽과 미국으로 하늘길을 넓혀나가고 있다. 타이어뱅크가 의결권을 확보한 에어프레미아도 미주 노선 확장에 몰두하고 있다.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역량을 한 데 모으는 '통합 LCC'도 추진되고 있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아직 운항 준비를 위한 AOC 획득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안전운항체계변경검사'를 계획대로 준비해 오는 8월 신규 운항하는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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