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K-선글라스 열풍을 불러 일으킨 젠틀몬스터가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중국과 일본, 미국을 중심으로 이미 전체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 이 회사는 유럽시장 안착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 반열에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작년 9월 프랑스 파리에 아이아이컴바인드 유럽법인(IICOMBINED EUROPE SAS)을 세웠다. 아이아이컴바인드가 자본금 89억원을 들여 설립한 법인으로 지분 100%의 완전 자회사다. 유럽법인 대표는 최노영 젠틀몬스터 재무최고책임자(CFO)가 맡았다.
젠틀몬스터의 기존 주력시장은 중국과 일본, 미국이다. 젠틀몬스터는 작년 이 세 국가에서 각각 1281억원, 557억원, 5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국 법인의 매출은 44억원의 불과해 아직 아시아권이나 미주 시장에 비해 매출 규모가 미미하다.
반면 유럽의 경우 영국법인이 진출해 있지만 아직 매출 규모가 미미하다. 실제 작년 영국에서 벌어들인 돈은 44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아이아이컴바인드는 프랑스 파리에 유럽법인을 새로 설립해 영국을 넘어 유럽 전역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특히 파리의 경우 패션업계에서 상징적인 의미도 큰 시장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4대 패션위크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는 유럽 진출에 있어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유럽 패션시장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파리만한 곳이 없다"고 평가했다.
앞서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를 모델로 내세워 글로벌 공략에 공을 들여온 젠틀몬스터는 이미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창출하고 있다. 작년 기준 젠틀몬스터의 전체 매출 6140억원 가운데 3107억원이 해외법인에서 나왔다. 매출의 50.6% 비중이다.

K-선글라스 후발주자들에게도 젠틀몬스터의 글로벌 확장 성공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젠틀몬스터가 글로벌 입지를 탄탄하게 다져두면 후발주자 브랜드는 보다 수월하게 글로벌 공략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젠틀몬스터는 2011년 김한국 대표가 설립한 브랜드로 K-선글라스 1세대 브랜드다. 이후 카린(2014년), 블루엘리펀트(2018년) 등이 뒤이어 등장했다.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 역시 브랜드 운영 약 10여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젠틀몬스터를 비롯해 화장품 브랜드 탬버린즈, 식음료 사업인 누데이크를 운영하고 있는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작년 매출은 7891억원으로 전년(6083억원) 대비 29.7% 증가했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간다면 1조원에 가까운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이 회사의 작년 영업이익은 233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9.6%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K-뷰티 브랜드도 10% 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K-뷰티 브랜드보다 K-선글라스 브랜드가 더 높은 수익성을 내고 있는 셈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 3CE와 같은 K-뷰티 브랜드가 성공하면서 K-뷰티 브랜드가 급격히 늘어나고 수출 규모도 100억 달러를 달성한 것처럼 젠틀몬스터를 이어 차세대 K-선글라스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라며 "향후 시장 규모와 수출 규모 전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아이아이컴바인드 관계자는 유럽 진출 전략과 관련해 "아직 진출 국가나 시기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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