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수익성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며 이익 체력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최근 3년간 누적 2000억원을 넘는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외형과 수익성 모두 정체된 상황에서 당기순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이 반복되자 본사 이익 환원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로열티·수수료 등 본사 관련 비용 부담과 함께, 온·오프라인 마케팅 확대 및 글로벌 대회 개최 등이 수익성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이엇코리아는 지난해 연결 매출 44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4480억원과 비교해 큰 변동은 없었다. 단 영업이익은 472억원으로 전년 1014억원 대비 53.4%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647억원으로 35.8% 감소했다.

수익성 하락의 주된 배경은 비용 구조의 변화로 보인다. 전체 영업비용에서 지급수수료와 로열티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72%에 달한다. 고정화된 지출 구조가 이익창출 여력을 제한하고 있다.

실제 라이엇코리아의 지난해 지급수수료는 1631억원으로 전년 1108억원 대비 47% 증가했다. 이는 미국 라이엇게임즈 본사 및 특수관계자에게 지급된 운영, 기술, 지원 서비스 비용으로 구성된다. 로열티 비용도 1221억원에 달하며 전체 비용의 약 31%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리그오브레전드', '발로란트' 등 글로벌 IP 사용에 따른 대가다.

라이엇코리아의 수익구조는 본사의 비용 배분 정책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구조다. 한국법인이 자체적으로 외형을 확대하더라도 수익성 개선 효과가 제한적인 이유다. 특히 수수료·로열티처럼 변동 폭이 좁은 항목이 전체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에서는, 내부 비용 통제가 실적 반등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수익성 둔화 속에서도 배당 기조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라이엇코리아는 당기순이익 647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이를 훨씬 웃도는 980억원의 배당금을 집행했다. 배당성향은 151.5%에 달한다. 이익잉여금은 7894억원으로 전년 8227억원 대비 4% 감소했다. 이익잉여금에서 이전한 재원을 활용해 배당을 집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라이엇게임즈 본사의 수익 회수를 위한 고배당 기조가 지속되는 한 한국법인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 기준 재정비, 로열티 계약 구조 재협상, 자체 콘텐츠 개발 등 비용의 내부 통제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며 "본사 의존도가 큰 구조인 만큼, 수익 환원보다 국내 법인의 성장 여력 확보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라이엇은 지난해 한국에서 '발로란트' 세계대회를 유치하며 e스포츠 분야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직접 서비스하는 게임 수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서비스 협업 범위도 확대돼, 수수료 항목의 절대 규모 역시 함께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엇코리아 측은 "전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영업이익 감소는 온·오프라인 마케팅 확대와 '발로란트 챔피언스' 같은 글로벌 대회 개최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라며 "배당금 집행과 관련해서는 2024년 초 지급된 배당은 2023년 실적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송금 시점이 올해이기 때문에 2024년 비용으로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