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두나무가 보유한 막대한 현금이 1년 사이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7월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객예치금 전액이 기타금융상품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급감하면서 유동성이 우려된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법률 시행에 따라 변경된 것일 뿐 1조원이 넘는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견고한 재무 안전성을 보유하고 있는 입장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053억원으로 전년 4조2997억원 대비 88.2% 감소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역시 2023년 1조3990억원에서 지난해 마이너스(–)3조1662억원으로 음수 전환됐다. 1년 새 4조5652억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표면상 급격한 현금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비칠 수 있지만 이는 회계 처리상의 변동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두나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7315억원, 영업이익 1조186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0.5%, 85.1% 증가하며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해 7월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객 예치금을 기존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서 기타금융자산으로 회계상 분류를 변경했다. 이렇다 보니 현금으로 잡혔던 자산이 항목만 바뀌면서 현금 보유액이 줄어든 것이다.
실제 회사 측에 따르면 현금 및 보통예금 등 수시 입출금 가능한 계좌 잔액은 약 5000억원 수준이며 여기에 단기 유동자산으로 분류되는 펀드, 채권, 정기예적금 등까지 포함하면 1조원 이상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이를 모두 포함할 경우 가용 유동자산은 약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두나무는 고객예치금 8조532억원 가량을 별도로 보관 중이며 회사가 이를 운용하거나 인출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해당 자산은 기타금융자산으로 분류돼 고객 보호를 위한 용도로만 사용된다.
또한 업비트는 2018년부터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분기별 실사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실사 결과는 공지 형태로 공개되고 있다. 매 실사 때마다 예치금 대비 초과 보유분을 입증해 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회계 기준 변경이 일시적인 착시로 보이더라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년 새 3조원 이상 줄어든 점은 시장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에는 배당금으로만 3000억원 이상을 지출했으며 투자활동에서도 4000억원 넘는 현금이 빠져나갔다.
두나무 관계자는 "고객예치금은 전액 분리 보관 중이며 유사시에도 충분히 지급할 수 있도록 운용되고 있다"며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라고 해서 유동성이 부족한 것은 아니며 보유 자산의 유동성과 회계 분류가 맞물려 발생한 착시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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