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반도체 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현금성자산이 2500억원을 돌파,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수주 증가에 힘입어 현금 창출력이 크게 개선된 결과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주성엔지니어링의 현금성자산은 2558억원으로, 전년(1106억원)과 비교해 131.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법인 설립 이후 현금성자산 규모가 2500억원에 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6년간 현금성자산 변화를 살펴보면 2018~2020년에는 1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2021년(1192억원)부터 1000억원대로 올라섰고, 2022년에는 1310억원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은 2247억원으로 전년(9억원)보다 250배가량 증가했다. 실적 개선으로 순이익이 늘어난 데다 수주 확대에 따른 계약부채(선수금) 유입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2023년에는 기존 선수금 지급이 진행되면서 4726억원의 현금 순유출이 발생했지만 지난해에는 신규 선수금이 9926억원 유입, 전체 영업현금흐름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와 달리 지난해 투자활동현금흐름과 재무활동현금흐름은 각각 403억원과 507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우선 투자활동에서는 총 408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기계장치(357억원), 구축물(10억원), 소프트웨어(2억원), 사무용 비품(4억원) 등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자산 취득이 주요 투자 항목으로 나타났다. 반면 투자활동에서 유입된 현금은 5억원에 그쳤으며, 이는 대여금 회수(2억8000만원)와 토지 및 건물 취득세 환입(1억2000만원) 등에 따른 것이다.
재무활동에서는 507억원의 현금이 유출됐으며, 이 중 대부분이 자기주식 취득(499억원)에 사용됐다. 이 외에도 리스부채 상환(8억3000만원)이 포함됐다. 결국 영업활동으로 창출된 현금이 투자·재무활동에서의 유출을 상회하면서 현금성자산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매출은 4094억원, 영업이익은 972억원으로 각각 전년과 비교해 43.8%, 222.6% 증가했다. 순이익은 205.2% 늘어난 10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매출 4379억원, 영업이익 1239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구체적으로 주성엔지니어링의 주력인 반도체 장비부문 매출은 지난해 3497억원으로 전년보다 62.8%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기존 75.4%에서 85.4%로 1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말 기준 반도체 제조 장비의 수주총액은 5385억원으로 전년보다 38.3% 증가했다.
한편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4년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국내외 반도체 고객사 매출 증가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특히 해외 반도체 장비 매출 증가에 따라 2023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본격적인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업 및 미래 성장동력 투자 가시화에 따라 미래 시장 선점 및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실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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