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파마리서치의 오너 2세들이 경영 최전선에 뛰어들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상수 파마리서치 이사회 의장의 장녀에 이어 장남까지 이사회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기 때문이다. 1959년생인 정 회장의 나이를 감안하면 파마리서치의 승계 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이달 25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 의장의 사내이사 재임 안건과 함께 장남인 정래승 씨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될 예정이다.
1988년생인 정래승 씨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으로 근무해 오다가 2018년부터 픽셀리티게임즈 대표로 활동했다. 이번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파마리서치 경영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된다. 앞서 정 의장의 장녀이자 정래승 씨의 동생인 정유진 파마리서치 미국법인장이 2023년 사내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정유진 씨에 이어 정래승 씨까지 파마리서치 이사진에 합류하면서 시장에서는 오너 2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정 의장과 오랫동안 파마리서치 경영을 이끌어온 강기석 대표가 비상근 고문으로 자리를 옮겨 후방 지원 역할을 맡기로 한 점도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강 대표의 빈 자리는 미국·유럽·중국시장에서 인허가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는 손지훈 휴젤 전 대표가 채울 예정이다. 손 대표는 오너 2세인 정래승·유진 씨와 함께 파마리서치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할 전망이다.
정 의장의 두 자녀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후계구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파마리서치의 지배구조는 정 의장을 정점으로 구축돼 있다. 정 의장은 파마리서치 지분 30.5%를 보유 중이며 두 자녀의 보유 지분은 각각 0.09% 수준이다.
정 의장이 2019년 두 자녀에게 각각 1만주를 증여한 후 추가 지분 취득이 이뤄지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정 법인장이 자사주 상여금 수취 등을 통해 71주를 더 들고 있지만 지분율 상으로는 별 차이가 없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정 의장의 나이를 고려할 때 이번 정래승 씨의 사내이사 선임을 계기로 추가 증여 등 지분 승계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 파마리서치의 후계 구도가 어떻게 형성될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정 법인장으로의 승계를 좀 더 유력시하는 분위기다. 정 법인장이 먼저 파마리서치에 합류한 뒤 사내이사에 오르는 등 일찍부터 후계자 수업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정 법인장이 밟아온 길도 아버지인 정 의장과 비슷하다 미국 노스이스턴대학교 약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정 법인장은 글로벌 빅파마 J&J인턴을 거쳤다. 그는 2020년 파마리서치 개발부로 합류해 2022년 미국 법인장으로 취임, 현재 글로벌 허가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반면 정래승 씨는 경영학을 전공한 뒤 제약바이오 산업과 무관한 경력을 쌓아왔다. 파마리서치 설립자인 정 의장도 대웅제약 개발팀장과 글로벌 의약품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며 경력을 쌓은 바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현재 파마리서치는 정 의장이 신사업 개발에 집중하고, 정 법인장이 해외 인허가를 담당, 새롭게 선임될 휴젤 출신 손지훈 신임 대표는 국내 경영을 총괄하는 등 세대별 역할 분담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지분 승계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알겠지만 드러난 것만 놓고 보면 현재까진 장녀 중심의 승계 모델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승계와 관련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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