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홈플러스가 안정적인 상거래대금 지급을 지속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향후 기업회생 여파로 협력업체와 소비자의 이탈이 확산될 경우 수개월 내 보유현금이 소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대규모 판촉행사 등을 이어가며 현금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이달 11일 회생절차 신청에 따라 1월에 미지급된 대금 3500억원 중 약 1200억원 지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남은 대금 2300억원도 순차적으로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홈플러스가 매월 지급해야 하는 상거래대금은 5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그 중 납품대금으로 지급하는 비용은 35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현재 309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달 평균적으로 영업을 통해 3000억원의 순현금이 유입돼 상거래 채권 지급에 전혀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생절차를 통해 금융채무 부담을 줄여 매달 1000억원 이상의 잉여현금을 확보해 현금 유동성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협력업체 이탈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데 향후에도 안정적인 대금 지급이 가능할지 우려하고 있다. 먼저 홈플러스가 제시한 3000억원의 순현금유입액만으로는 약 4000억원의 납품대금을 충당하기 어렵다. 특히 순현금유입액은 기업회생 이전의 매출 평균값으로 회생 이후 납품 중단과 브랜드 가치 저하로 인한 소비자 이탈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나아가 향후 협력업체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홈플러스의 납품대금 정산 주기가 다른 대형마트에 비해 길다는 점도 이탈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납품대금 정산 주기는 45~60일이다. 반면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정산 주기는 각각 25~45일, 20~30일 정도다. 홈플러스 입점업체는 고객에게 받은 결제대금을 홈플러스에 넘긴 뒤 임대료와 수수료 등을 제하고 돌려받고 있다.
실제 일부 협력업체들의 경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언제든 납품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 중이다. 이렇게 되면 홈플러스의 현금 유입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결국 회사는 보유한 현금성자산을 동원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이마저도 수개월 만에 소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일각의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여러 업체들이 납품을 정상화하고 있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대금지급이 어려워질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납품 중단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납품업체들의 이탈은 곧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에 놓인 셈"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현금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홈플런 행사가 종료된 후 추가적인 대규모 판촉 행사를 계획 중이다.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 유입액을 늘리고 미정산 사태를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납품대금 미지급을 우려해 제품 공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업체와의 협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달 평균적으로 3000억원 이상의 현금유입을 예상하고 있다"며 "상거래채권 상환에 전혀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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