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디지아이티엑스(DGI)'가 거래 재개를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식 각자 대표이사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오랜 기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몸담은 박 대표는 과거 다른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해 신재생 사업을 확장하려 했지만 실패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가 이를 반면교사 삼아 부활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근식 대표는 현재 DGI의 신규 사업을 맡고 있다. 2023년 DGI를 인수한 이후 그해 말부터 신재생에너지 총괄대표를 역임 중이다. 박 대표는 DGI의 실소유주이기도 하다. 비상장사 대한그린에너지를 통해 DGI를 지배하고 있다. '박근식→대한그린에너지(지분 83.3%)→DGI(30.92%)'로 이어지는 구조다.

박 대표는 2023년 4월 세 차례 회생절차를 겪고 부활한 DGI를 인수했다. 영상보안장비를 판매하던 IT업체인 DGI를 인수한 후 신재생에너지를 신사업으로 추진했다. 본인의 전문영역을 신규사업으로 접목했고 지난해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한 박 대표가 현재 거래 재개를 통해 '재기'를 노리는 모습이다.
앞서 박 대표는 유사한 구조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했으나 실패한 전례가 있다. 2020년 5월 코로몬파트너스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 '대한그린파워'(구 케이알피앤이, 현 DGP)를 인수하면서다.
코로몬파트너스는 대한그린파워를 인수하기 위한 페이퍼컴퍼니 성격의 비히클(투자 기구)로 보인다. 대한그린파워는 바이오연료 사업과 풍력발전 사업을 하던 에너지 관련 상장사였다. 박 대표는 대한그린파워를 인수 이후 두 달 뒤인 2020년 7월 대표이사직에 오르며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당시 케이알피앤의 사명도 취임과 동시에 대한그린에너지와 유사한 대한그린파워로 바꾼 배경이다.

하지만 대한그린파워는 바이오중유사업의 지속된 적자로 인해 2021년 2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4년 연속 영업손실에 법차손 50%(법인세차감전순손실의 자기자본 50%) 이상에 해당됐다. 당시 인수대금을 포함해 박 대표가 대한그린파워에 투입한 돈은 400억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관리종목은 1년 뒤인 2022년 3월 해제됐다. 그러나 박 대표는 한 달 뒤 2022년 4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임기를 1년가량 남겨둔 시점이었지만 일신상의 사유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코르몬파트너스는 대한그린파워 지분을 장내·장외매도로 지속 처분했고 2023년 2월 씨비아이(CBI)가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코스닥업계 관계자는 "당시 박근식 대표가 신재생에너지사업를 추진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으나 잘 안됐고 그 힘든 와중에 상장사를 인수해 좀 의아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박 대표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 창구로 상장사 인수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탓이다. 박 대표는 2023년 2월 대한그린파워에서 손을 뗀 뒤 불과 두 달 뒤인 같은 해 4월 DGI를 인수했다.
이번 거래 재개 여부가 향후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재개에 성공할 경우 자금 확보가 원활해지면서 신재생에너지사업에 탄력이 붙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DGI의 지배구조 변경과 이에 따른 흑자 전환은 거래재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3월 25일까지 DGI 거래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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