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신세계디에프가 올해 첫 사모채(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직전 발행 대비 5년 만이다. 그간 1년 가까운 만기의 기업어음(CP)을 적극 조달하며 자금을 모았다. 다만 단기차입금 비율이 높아지자 사모채 발행을 통해 차입구조 장기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신세계디에프는 지난달 1100억원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발행 기관은 IBK투자증권이며 조달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3년 만기로 이자율은 연 3.92%다. 이자는 3개월마다 지급할 예정이다.
신세계디에프가 사모채를 발행한 건 지난 202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1100억원의 사모채를 찍어 단기 차입금 상환 자금으로 활용했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단기 위주의 차입구조를 장·단기로 균형 있게 구성하기 위함"이라며 "만기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세계디에프는 2020년 이후 줄곧 CP 발행 등 단기 시장성 조달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1900억원 ▲2021년 1000억원 ▲2022년 1300억원▲2023년 4700억원 ▲2024년 3350억원 등이다. 만기가 1년이 조금 못 미치는 360일물 수준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다 보니 신세계디에프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 2040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은 2023년 4450억원을 기록해 1년새 118% 증가했다. 단기차입금 비중도 큰 편이다. 2024년 9월 말 기준 총차입금의 83.8%가 단기성차입금으로 구성됐다. 이자비용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22년 156억원이던 이자 비용은 2023년 252억원으로 약 100억원 늘었다.
신세계디에프는 장기차입금 비중을 높여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안정적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모채 발행 여건도 과거 대비 개선됐다. 지난 2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기존 연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조달 금리 수준 역시 낮아지면서다.
채권업계 일각에서는 신세계디에프의 사모채 활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간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을 경우 모회사 신세계에 현금 출자를 요청했으나 최근 여건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지난 2015년부터 지난 2023년까지 9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신세계디에프에 수혈해 줬다. 하지만 지난 2021년 G마켓 인수를 계기로 악화된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는데다 현금 자산이 줄어든 만큼 추가 출자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신세계디에프의 경우 추가 자금 소요도 예정돼 있다. 인천공항항면세점 리모델링 투자가 진행 중에 있는 데다, 올해 남은 20%에 대한 보증금(488억원)도 납부해야 한다. 지난해 9월 말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은 849억원인데, 이 자금으로 1년 내 만기도래 단기성 차입금(4496억원)과 시설투자(CAPEX), 금융 비용 등을 충당하기는 부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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