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흥국생명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보험사의 자본성증권 발행 릴레이에 동참한다.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발행에서 주관사와 모집 규모 등에 변화를 줘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신용등급 'AA-')은 오는 20일 10년 만기 5년 콜옵션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 채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으로 증액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최종 발행일은 오는 28일이다.
눈길을 끄는 건 오랜만에 채권 시장에 복귀한 흥국생명의 발행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먼저 대표주관 구성이 바뀌었다. 흥국생명은 과거 발행에서 메리츠증권과 돈독한 레코드를 쌓아왔다. 과거 두 건의 발행 모두 메리츠증권에 단독주관 지위를 부여했다. 다만 이번 발행에서는 메리츠증권을 빼고 NH투자증권과 KB증권과 공동 주관 계약을 맺었다.
아울러 희망금리밴드도 연 4.3~4.8%를 적어내는 등 비교적 낮은 수준을 제시했다. 앞서 발행을 마친 메리츠화재(AA0)와 비교하면 5bp(1bp=0.01%포인트)가량 높은 희망금리밴드를 제시한 셈이다. 메리츠화재는 15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하기에 앞서 연 3.8~4.3%의 희망금리밴드를 제시했다.
이같은 변화를 두고 시장에서는 흥국생명의 과거 미매각 경험이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이 지난 2022년 후순위채를 발행할 당시 400억원 모집에서 전량 미매각이 난 적 있다"며 "당시 흥국생명의 후순위채에 특별한 메리트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던 만큼, 올해 다방면으로 시장 투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변화를 준 것 관측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발행 규모를 확대한 점도 눈길을 끈다. 직전 발행(4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신규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과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한 예비적 차원으로 발행량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한편, 흥국생명의 지난해 3분기 말 K-ICS 비율은 213.9%를 기록 중이다. 이는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도 1275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46%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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