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트럼프 행정부 2기 집권은 우리에게 마지막 기회다. 중국의 발이 묶이며 벌어진 틈을 집요하게 파고들겠다."
대진첨단소재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은 변동성이 커진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 진출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해외 생산설비 투자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시장 선점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만큼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성준 대진첨단소재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대진첨단소재 독자 기술력으로 공급하는 CNT 도전재가 2차전지 시장을 선점하려면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추가 투자가 절실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진첨단소재는 2019년 설립해 2차전지 대전방지 트레이, PET이형필름, CNT 대전방지 코팅액 등을 해외 주요 2차전지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에 탑재한 배터리에서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배터리 제조공정 내 대전 및 화재 방지 솔루션 수요가 급증했고 대진첨단소재의 급성장으로 이어졌다.
대진첨단소재는 2021년 미국과 폴란드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해외생산거점 확대를 본격화했고 현재는 미국 미시건 주 1공장 가동, 테네시 주 2공장 착공 등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앞으로도 조지아, 오하이오, 에리조나 등에 추가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설립 6년차에 미국에만 5개의 생산시설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폴란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도 생산거점이 있음을 감안하면 설비 투자에만 상당한 자금을 투입한 셈이다.
유 대표는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 GM 등 2차전지 제조기업과 전기차 제조기업 등을 상대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며 "벤처캐피탈 등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를 프리IPO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투자금 유치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대진첨단소재가 유치한 투자금은 623억원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SJ투자파트너스, 코너스톤, 슈미트 등이 참여했다. 지난해 진행한 프리IPO에서는 90억원을 CB로 발행했다.
수백억원을 단기간에 투자 받은 탓에 대진첨단소재의 상장 후 FI 지분은 5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FI들이 보유한 물량 대부분의 의무보유기간이 1개월에 머물러 오버행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대진첨단소재는 IPO 관련 우려를 의식하며 기업가치를 대폭 조정했다. 지난해 CB 발행 당시만 해도 전환가액은 3만5706원, 기업가치는 5893억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증권신고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평가가액 1만9200원, 적정 시가총액 3169억원으로 대폭 조정했다.
유 대표는 "주관사와 협의 끝에 시장 친화적 전략의 일환으로 회사 기업가치를 대폭 조정했다"며 "일부 투자자의 반대가 컸지만 앞으로의 성장성 등을 감안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IPO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장 후 주가 방어를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설정했다"며 "우리의 노력에도 수요예측이 부진하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진첨단소재는 지난해 12월 말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 절차를 밟는 중이다. 지난 11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시작해 오는 17일 마무리한다. 일반청약은 20일,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3월 6일이다.
이번 IPO에서 공모하는 주식은 300만주다. 희망공모가액은 1만900~1만3000원이며 이에 따른 공모 예정 금액은 327억~390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613억~1924억원이다. 대표주관은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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