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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MRO 진출, 조선소 인수보단 '도크 임대' 무게
최유라 기자
2025.02.13 07:00:35
조선업 인프라·인력 부족 등 투자 리스크…자체 생산능력 확대 보수적 기조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18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5년 1월 10일(현지시간) HD현대중공업과 페루 시마조선소가 함정 3종, 4척에 대한 공동착공식을 진행하고 있다.(제공=HD현대중공업)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HD현대중공업이 미국 해군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진출 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사인 한화오션은 현지 조선소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확장한 상황에서 HD현대중공업의 자세는 신중하다. 업계에선 HD현대중공업이 현지 조선소 인수에 따른 재무적 리스크를 고려해 직접 인수보다는 협력을 기반으로 한 도크(Dork·선박 건조공간) 임대 방향으로 함정 MRO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2~3척의 함정 MRO 사업을 수주한다는 목표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맺고 사업 진출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HD현대중공업이 함정 MRO 수주 의지를 드러낸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당시만 해도 MRO 시장 진출과 관련해 "미국이 보내는 사업은 주로 보급선 관련 MRO인데 비용 대비 사업성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왔다"며 "동남아 조선소와 경쟁해야 하는데 우리의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어 제한적"이라고 회의적인 생각을 밝혔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의 조선 부문 매출에서 상선과 특수선의 매출비중은 7대 3이다. 상선 매출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상선을 건조하던 도크를 비우고 대신 함정 수리로 채우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최근 MRO에 대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현지 조선소 지분투자와 임대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중장기 관점에서 MRO 시장을 넘어 미 함정 건조 계약까지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 해군의 MRO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원으로 추정된다. MRO를 넘어 전투함, 군수지원함 수주 시장까지 진출한다면 향후 30년간 1600조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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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MRO 사업을 비롯한 미국 함정사업에 대해 지분 투자 및 임대, 조선소 인수 등 다각적인 전략적 구상과 접근방법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구상에 따라 여러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를 1380억원에 인수하며 미 함정 MRO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신규 함정 수주 도전도 공식화했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소 인수보다는 해외 조선소 도크 임대를 통해 현지 사업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MRO 사업 계획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1위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의 조선부문 생산능력이 지난 10여년 넘게 줄곧 1000만GT 수준을 유지 중인 것을 고려하면 그간 도크신설 등 자체 생산능력 확장 필요성이 낮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GT는 선수부터 선미에 이르는 갑판 이하의 선내 전 용적을 환산한 단위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 본사에 총 10개의 대형 도크를 운영 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업계는 산업 특성상 건조 일감이 많다고 해서 단기간에 생산능력을 확대하는데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2008년 리먼사태 촉발로 장기불황을 겪은 대형 조선사는 생산능력을 줄이기 위해 도크 일부를 가동중단하기도 했다. 과거 초대형 도크 도입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손실을 봤던 경험이 학습효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해외 조선소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한중일을 제외하면 다른 나라의 조선업은 일찍이 산업 경쟁력을 잃어 쇠퇴의 길을 걸었다. 현지에서 용접공 등 필수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데다, 미국에 기자재, 협력사 등 조선업 전후방 인프라가 부족한 점도 조선소를 직접 운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도 해외 조선소 투자에 대해 위험이 높은 편이라는 분석이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12일 발간한 '미국의 조선업 부흥 정책 방향과 그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오랜 기간 조선 인프라가 낙후됐고 인력 전문성, 밸류체인 여건, 규제 수준 등이 국내와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생산성을 보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조선사가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경우 현지 운영 리스크, 투자 재원 조달에 따른 재무부담 등이 주요 리스크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HD현대중공업은 급격한 사세확장 대신 실리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기보다는 군함 수리를 위한 보안 조건을 갖춘 현지 조선소의 도크를 임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현지 조선소에 국내 조선업 건조 기술력이나 노하우를 공유해 협력관계를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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