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유범종 차장] "실제로 부딪히기 전엔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뭐든 도전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게 세일즈를 하면서 내가 배운 것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최근 출간한 '말의 힘'에 담긴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을 발췌한 말이다. 수십년간 사업가로서 겪었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토대로 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윤 회장은 샐러리맨의 신화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백과사전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한때 국내 재계 30위권 그룹을 맨손으로 일궈냈다. 항상 새로운 사업을 탐색했던 도전이 그 동력이 됐다. 웅진은 교육의 성공을 발판으로 식품과 건설, 렌탈, 에너지, 금융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사업영역을 넓혀가며 거대한 그룹을 만들었다.
물론 그 과정 속에서 부침도 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인수합병(M&A) 추진 중에 무리하게 일으킨 차입이 발목을 잡으며 그룹 전체의 유동성이 휘청거린 시기도 있었다. 특히 야심차게 인수했던 극동건설이 경기악화로 끝내 부도 처리되며 극단으로까지 내몰렸다. 이에 윤 회장은 그룹을 살리기 위해 웅진코웨이와 웅진식품 등 알짜 계열사들을 잇달아 매각하는 뼈아픈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윤 회장은 이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교육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안정적인 성장으로 노선을 틀었다. 한때 30개를 웃돌았던 그룹 계열사들도 절반 남짓까지 줄였다. 대신 주력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캐시카우를 만들며 다시금 도약할 숨 고르기에 집중했다.
준비를 끝마친 것일까. 윤 회장은 최근 그룹의 또 다른 미래를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최근 웅진은 국내 상조업계 1위 타이틀을 보유한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적극적으로 저울질하고 있다. 상조업 진출을 통해 기존 주력사업인 교육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번 인수 추진은 그동안 그룹을 키워왔던 동력이 M&A였던 만큼 이를 통해 제2의 도약을 만들겠다는 윤 회장의 복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상조사업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며 뜨거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한 영역이다. 현재 국내시장 규모만 1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학령인구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교원과 대교 등 웅진과 경쟁구도를 가져왔던 동종 교육기업들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점 역시 윤 회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을 터다.
어느덧 윤 회장의 나이도 80세를 훌쩍 넘겼다. 그럼에도 새로운 사업에 대한 그의 도전과 열정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그가 성공적인 상조업 진출을 통해 그룹의 미래에 또 다른 족적을 남길 수 있을지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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