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에이루트에코'의 서산 리사이클링 공장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서산 자원순환플랜트 공장은 모회사 에이루트가 친환경 사업과 고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야심작'이다. 2023년 8월 에이루트에코(지분율 87.39%)를 신설해 세워 본격 리사이클링 사업에 뛰어든 이후 1년6개월 만에 위용을 드러냈다.
통상 폐기물 처리장이라고 하면 매립장이나 소각장이 떠오른다. 굴뚝에서 시커먼 연기가 뿜어 나오거나 각종 쓰레기 더미로 오염된 시설을 떠올리게 된다. 지난 6일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서산 자원순환플랜트 공장을 방문해보니 전형적인 폐기물 시설 이미지가 완전히 깨졌다. 신축공장임을 감안하더라도 폐기물 처리공장이란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에이루트에코가 꼽는 서산 자원순환플랜트의 첫 번째 차별점은 공장 규모다. 약 2만㎡(약 6200평) 규모의 부지에 일 250톤, 연 7만5000톤 이상의 폐합성수지를 재활용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민균 에이루트에코 대표는 "대부분 폐기물 처리업체들이 영세한데 서산 자원순환플랜트는 아시아 최대 규모를 갖췄다"며 "이르면 연내 2공장도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루트에코는 사업비 300억원을 투입해 2024년 12월 30일 준공 승인을 받았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온실가스배출저감설비 명목으로 100억원을 대출받아 사업비 부담도 낮췄다.

서산 자원순환플랜트의 두 번째 차별점은 최신식 고성능 설비다. 폐기물 재활용 기술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유럽업체(컴텍·빈더·저마)가 생산한 설비로 공장을 채웠다. 오스트리아의 재활용 설비 전문 회사 컴텍(Komptech)과 독일 저마(Zerma)로부터 파쇄기 2대, 분쇄기 4개를 각각 도입했다.
이밖에 폐합성수지(폐플라스틱·폐비닐) 선별기 17대, 컨베이어벨트 60개 이상을 배치했다. 오스트리아는 폐기물 재활용률이 59%(가정용 기준)으로 세계 선두 국가로 평가된다. 에이루트에코는 이들 선도업체로부터 단순 설비 뿐만 아니라 노하우를 적용한 자원순환 통합 솔루션도 도입했다.
에이루트에코는 폐플라스틱 등을 분쇄·파쇄해 SRF(고형연료제품, Solid Refuse Fuel)로 만들어 시멘트 업체나 제지 회사 등에 납품해 매출을 올리게 된다. SRF는 석유를 대체하는 열 연료로 쓰인다. 통상 일반폐기물 업체는 폐기물을 받을 때만 수익이 발생하는데, 에이루트에코는 폐기물을 수거할 때와 SRF 납품할 때 두 차례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반입동에서 폐기물을 파쇄해 컨베이어벨트로 옮긴 다음 비중·진동·풍력·자력·와전류 등을 활용해 고철·나무·돌·흙 등으로 선별한다. 이러한 물질을 제거한 뒤 SRF를 생산하게 된다. SRF 종류는 20mm, 30mm, 50mm 등 3가지다. 20mm 규모의 SRF는 에이루트에코가 사실상 처음으로 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20mm SRF는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재생 원료다. 열 연료 효율도 높다.
폐기물 원재료의 경우 서산공장 인근에 위치한 대산석유화학단지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대산석유화학단지는 전남 여수, 울산에 이어 국내 3대 석화단지로 꼽히는 곳이다. 에이루트에코는 대산석화단지로부터 우선 원재료를 확보하는 한편 점차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산공장은 폐기물을 단순 소각·매립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재생 원료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내년부터 수도권, 2030년부터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선별이나 소각 없이 직매립하는 행위가 금지되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폐기물 재활용 수요가 커질 수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폐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50년 약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에이루트에코는 올해 매출 목표를 130억원으로 잡았다. 향후 2·3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매출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20~30% 수준으로 내다봤다.
이대성 에이루트 회장은 "앞으로 서산 자원순환플랜트 공장이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환경 산업의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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