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업계는 2024년 한 해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부딪혀 고군분투해야 했다. '빅(Big) 4(하나투어·모두투어·노랑풍선·참좋은여행)' 여행사들은 한때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수익성 직격탄을 맞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동시에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도 코로나19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여행 수요 회복에 힘입어 외형 성장 면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여행업계의 경영 현황을 짚어보고 새로운 시작과 발전을 의미하는 '푸른 뱀의 해'를 맞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모두투어가 지난해 5년 만에 연간 매출액 2000억원을 돌파하며 재기에 성공했지만 '수익성 강화'는 아직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올 한 해 패키지 여행을 필두로 사업 경쟁력을 높여 외형은 물론 내실 성장을 이뤄내고 여행업계 선두주자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매출볼륨·패키지 여행수요 증대 '성과'…올해 영업익 반등 기대
7일 금융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4년 연간 모두투어 경영실적은 매출액 2504억원·영업이익 61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지만 영업익은 47% 감소한 수치다. 지난 1~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64억원, 2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의 경우 코로나19 경영위기를 맞닥뜨리기 이전과 비등해지는 성과를 거뒀으나 영업익은 1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해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모두투어는 2019년만 해도 연간 매출(2932억원)이 300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수익성 지표에는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앞서 모두투어는 티메프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미수금 전액을 대손 처리한 여파로 적자 전환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실제 모두투어의 대손상각 규모가 1년새 눈에 띄게 불어났다. 지난 1~3분기까지 모두투어의 대손상각 규모는 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7% 급증했다. 대손상각비는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채권 등을 비용으로 계상한 금액이다. 손익계산서상 판매비와관리비 항목에 반영돼 기업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다.
모두투어 송출실적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해 모두투어에서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과 항공권 티켓을 이용해 해외로 떠난 여행객수는 184만3093명으로 1년 전보다 40% 늘었다.
모두투어가 연 매출 3000억원대를 회복하는 등 경영실적 안정궤도에 오르는 시점은 내년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모두투어 연간 매출이 2925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206억원이다. 모두투어는 2017년~2018년 당시만 해도 연 매출이 3600억~3700억원 수준이었다.
◆ 아쉬운 패키지 회복 속도…특수상품사업부 신설·차세대 시스템 '승부수'
올 한해 모두투어의 당면과제는 단연 '수익성'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코로나19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경영 정상화 국면을 맞이했지만 예상에 비해 모두투어의 실적 회복이 더디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업계 1위인 하나투어와 2위 모두투어 간 패키지 여행 부문 성적표를 단순 비교해도 격차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패키지 송출객수(214만9853명)가 전년 대비 57% 뛴 반면 모두투어(104만6003명)는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행사는 물론 야놀자·여기어때와 같은 여행플랫폼(OTA)과 경쟁해야 하는 사업 환경에서 온라인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숙제도 남아 있다. 실제 모두투어는 5000여개에 이르는 국내 대리점을 운영하는 등 오프라인 위주로 사업을 영위 중이다. 현재 모두투어의 온라인 거래 비중은 30% 초반대로 추정된다.
모두투어는 수익성 증대 일환으로 패키지 사업 확대에 역량을 모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프리미엄 패키지 '모두시그니처(시그니처·시그니처 블랙)' 라인업을 확대하고 판매 비중을 전체의 35%로 늘 계획이다. 또 상반기 최신 여행 트렌드를 반영한 신규 패키지 모델을 선보인다.
모두투어가 최근 특수상품사업부를 꾸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모두투어는 지난 하반기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특수상품사업부를 신설했다. 특수상품사업부는 '하이엔드' 고객층을 겨냥한 럭셔리 여행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3년 간 이어져 온 차세대 시스템 개발 작업도 마무리를 앞둔 상태다. 차세대 시스템은 모두투어 웹사이트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최적화해 UI(사용자 경험)·UX(사용자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둔다. 모바일 앱 성능을 높여 고객들의 상품 탐색, 구매 시간을 줄이고 맞춤 여행 상품 추천 등으로 트래픽 증가를 꾀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향후 도입이 예정된 새로운 패키지 비즈니스 모델로 기존 상품보다 한층 유연하고 맞춤화한 여행 경험을 제공해나가고자 한다"며 "또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목표로 추진해온 차세대 시스템 개발을 상반기 내에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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