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서는 SGI서울보증보험이 공모가를 밴드 상단 기준 38%나 낮춰 시장에 돌아왔다. 공모가 산출 시 비교기업에서 해외기업을 빼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이 낮아졌다. 기존 비교기업이었던 국내 보험사 삼성화재, DB손해보험의 주가는 오히려 올랐지만 국내기업만으로 비교기업군을 구성하면서 시장친화적인 몸값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20~21일 이틀간 공모가 선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공모가 밴드는 2만6000~3만1800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2023년 당시 공모가보다 약 35~38% 낮아진 수준이다. 지난 2023년 희망공모가 밴드는 3만9500~5만18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액 산정 부분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해외기업을 비교기업군에서 제외한 것이다. 당초 해외기업을 포함한 이유는 한국 보험사의 자산 규모가 더 컸지만 PBR배수가 1에 미치지 못해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당시 해외 보험사인 Travelers의 PBR배수가 1.68배, Coface는 0.97배에 달해 평균 PBR배수를 올리는 데 한몫했다. 삼성화재는 0.67배, DB손해보험은 0.48배에 그쳤다. 최종 평균 PBR배수는 0.95배로 결정돼 최종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증권신고서에서는 평균 PBR배수가 0.61배로 떨어졌다. 우선 해외기업이 비교기업군에서 빠진 탓이다. 대신 국내 보험사인 현대해상이 비교기업에 추가돼 총 3개 기업이 비교기업으로 선정됐다. 주관사는 최근 사업연도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실현 여부, 배당급 지급 등을 기준으로 비교기업을 선정했다.

기존 비교기업이었던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의 주가는 지난 2023년보다 상승했다. 기준주가는 삼성화재가 36만2300원, DB손해보험이 9만3800원이다. 지난 신고서 제출 당시 기준주가는 각각 24만6000원, 8만681원으로 각각 47%, 16% 상승했다.
순자산가치(BV)는 삼성화재가 14조5962억원에서 16조1688억원으로 약 10% 증가했고, DB손해보험이 10조1775억원에서 9조7904억원으로 약 3% 소폭 감소했다. 비교기업군의 순자산가치는 오히려 커졌지만, PBR배수를 줄이면서 전체 적정 시가총액과 공모가도 낮출 수 있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동종업계에 상장사가 여럿 있는 상황에서 해외기업을 비교기업으로 포함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밸류에이션을 높게 매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다시 국내기업 만으로 비교기업을 선정한 것은 시장친화적인 가격으로 IPO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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