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AI기반 웹툰 제작사 문테크놀러지가 웹툰 작가들의 작업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콘텐츠 생태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문테크놀러지는 지난 2015년 SS엔터테인먼트에서 출발했으며 2023년 웹툰제작사 문스튜디오와 합병해 지금의 체제를 갖췄다. 이들은 웹툰 스튜디오로 출발해 '리얼월드', '한줄짜리 영애였을터' 등 인기작품을 제작했다. 최근에는 AI 기반의 창작 프로그램을 구축하며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 웹툰제작사에서 AI툴 제작까지
회사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문테크놀러지의 강태석·문제용 대표는 제주 출신으로 중학생 때 처음 만났다. 강 대표는 유소년 축구선수로 고등학교 때까지 활약했으며 이후 풋살로 전향해 우석대 풋살부에 진학했다. 문 대표는 20살 때 서울로 상경한 뒤 웹툰작가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현재는 '유토피아', '리얼월드' 등 히트작을 배출한 웹툰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AI 기반의 웹툰 제작환경을 구축한 건 이병상 최고기술책임자(CTO)다. 그는 성균관대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학사를 거쳐 동 대학원 신소재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재다. 학업을 마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연구원 생활을 계획했으나 대학원 재학 시절 풋살 동호회에서 강 대표를 만나 문테크놀러지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2021년 입사 이후 AI 웹툰 제작 시스템 구축을 주도했다. 기존 AI 엔진을 활용한 시스템에 문 대표가 웹툰 작가로 활동해오며 누적해놓은 그림들을 학습시켜 정교한 툴을 완성시켰다. 지난 2022년 하반기 베타오픈 이후 2023년 7월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비전공생이 그린 그림을 전문가의 그림체로 변환시켜주는 툴이다. 이 CTO는 향후 텍스트를 입력해놓으면 자동으로 작품을 만들어내도록 자체 툴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문 테크놀러지는 궁극적으로 퇴근 전 기획안만 입력해놓으면 다음날 웹툰을 완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AI 소프트웨어를 더욱 정교화 시키고 있다.
◆ 60만장의 데이터가 곧 경쟁력
문테크놀러지가 보유한 AI 웹툰 툴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60만장 이상의 그림들을 AI 학습에 사용했다. 해당 데이터는 문제용 작가가 지난 10년간 창작 활동을 하며 축적한 것들이다.
그가 그린 한 컷의 장면은 여러 겹의 레이어가 중첩된 결과물이다. 이목구비와 머리카락, 의상 등 한 장면 속에 담긴 개별 피사체들을 일일이 따로 그려놓은 뒤 개별 그림들을 포개어 하나의 컷으로 완성시킨다. 이러한 작업 방식 덕분에 한 장면에서 눈, 코, 입 등을 분류해낼 필요 없이 이미 분류한 데이터들로 AI 학습을 진행할 수 있었다.
문테크놀러지의 AI 웹툰 툴은 문 작가가 그린 여러 장의 눈 이미지를 학습한 결과 다른 사람이 그린 눈 모양도 문 작가의 그림체로 바꿔준다. AI 툴을 활용하면 비전공자가 그린 그림도 문 작가의 그림으로 변환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문테크놀러지는 인건비를 크게 절감하는 동시에 작업 효율성도 크게 증가했다.
◆ AI툴, 웹툰 작가 어시스턴트로 활용
문테크놀러지 소속 작가들은 AI 툴을 활용해 기존 대비 더 많은 수의 작품을 창작해낼 수 있었다. 연 평균 15~30편 정도를 창작하던 회사는 올해 70편 창작을 목표로 내세웠다. 실제로 AI 서비스 오픈 이후 작가들이 다작하며 수입도 크게 늘었다. 기존 작가들의 월급은 200만~350만원 수준이었으나 툴을 활용한 이후 평균 550만~600만원의 월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매출이 높은 작가는 월 1400만원까지 벌어들이고 있다.
문테크놀러지는 AI툴을 활용해 소속 작가들의 수익을 늘려나가는 한편 B2B 서비스 등도 구상하고 있다. 현재 자체 개발한 AI 툴은 타 작가의 데이터도 학습 가능하다. 이를 통해 유명 작가들을 대상으로 AI 툴이 어시스턴트가 돼 이들의 작품 생산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 세계 웹툰 시장은 7조원 정도로 추산한다. 문테크놀러지의 AI툴이 한국 웹툰 작가들의 생산성을 높여준다면 K-웹툰의 수출액도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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