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심삼일(作心三日)은 본래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최근 이 고사성어를 '작심삼일도 300번 하면 3년'처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사흘마다 단단히 먹은 마음을 되새기면서 계속 추구해 나가겠다는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 증권사 신임 CEO의 '작심일년'을 들여다보려는 것 역시 긍정적인 해석과 결을 같이한다. 신임 CEO가 처음 세운 경영목표를 지난 1년 동안 추구한 결과를 짚어보고, 이를 근거로 다음 1년간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예측해 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빈중일 KB캐피탈 대표는 취임 후 1년간 포트폴리오 개편에 중점을 뒀다. 기존 자동차금융과 개인금융 중심에서 기업금융을 키워 수익의 구심점을 옮겨가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실적에 이같은 성과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캐피탈의 기업금융 영업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조105억원으로 처음 5조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3분기 3조751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1조원 이상(33.6%) 가파르게 성장한 셈이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자산에서 기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도 24.3%에서 29.9%로 늘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리테일금융의 경쟁 심화와 성장성 한계를 직면하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꾸준히 진행 중"이라며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전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에 나섰던 배경은 수익성 악화다. 카드사 등 타 금융권과의 경쟁 심화로 리스 및 할부금융 등 기존 주력 사업 분야의 안정적 성장세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KB캐피탈의 핵심 영역인 중고차사업 역시 자동차시장의 위축으로 거래가 줄면서 수익 확대가 쉽지 않다.
이에 빈 대표는 기업금융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KB캐피탈의 기업금융은 크게 금융상품과 투자금융으로 나뉘는데 이들 관련 수익이 반영되는 지표는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금융상품 내에서는 부실 위험이 있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금융 보다는 기업자금대출과 구조화금융 등에 주력했고 메자닌 투자와 PEF(사모펀드) 투자 등 투자금융 체력도 키웠다.

지난해 실적 성장도 기업금융 확대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976억원으로 전년동기(1652억원)와 비교해 2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수료이익은 15억원에서 80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고 금융상품 관련 수익도 11% 늘어난 240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빈 대표가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흐름이다. 지난해 3분기 연체율은 2.09%로 전년동기(2.64%) 보다 크게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2.76%로 지난해와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
빈 대표는 올해 경영전략도 일관되게 유지했다. 지난해 1월 당시 취임사에서 "기업금융의 성장성과 건전성을 중심으로 회사의 성장을 도모해 나갈 계획"라고 밝힌데 이어 올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와 플랫폼 보유라는 KB캐피탈만의 강점을 활용해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아젠다로 ▲플랫폼 수익 창출 역량 강화 ▲자본효율성 중심 포트폴리오 재정립 ▲비용절감 및 효율적 자원 배분 ▲건전성 관리를 위한 심사전략 및 운영체계 고도화를 제시했다. 플랫폼을 통해 기존 리테일 금융을 강화하고, 기업금융을 키워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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