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1989년생)이 새해부터 분주하다. 형제들보다 산업 규모가 작은 유통·레저 계열사를 물려받은 그는 사업부문을 쪼개 만든 자회사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본인의 취미인 승마와 사업을 연계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사업성과 수익성을 증명해 내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화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과 레저사업을 하는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이끌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는 2021년 프리미엄사업부 프리미엄레저그룹장 상무로 합류했다. 이후 이듬해 전무, 2023년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공교롭게도 김 부사장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합류한 해에 회사는 사업부문을 쪼개며 덩치를 키웠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사업부로 있던 아쿠아플라넷(아쿠아리움), 한화푸트데크(구 더테이스터블·식음료), 한화넥스트(승마)를 2021년부터 2022년에 걸쳐 각각 물적분할해 자회사로 신설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과 전체 임원진의 동의에 따라 결정된 사항"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선 방위사업을 이끌고 있는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금융사업을 이끄는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산업군을 이끌고 있는 김 부사장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렇게 세운 자회사들의 시너지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연초 발표한 투자 계획과 함께 가시화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달 15일 인천시와 '수도권매립지(승마장 부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승마경기장이였던 이 부지는 김 부사장과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김 부사장은 당시 이곳에서 열린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3개 자회사를 통해 이 부지에 승마 경기장을 포함해 다양한 레저 문화시설이 들어서는 테마파크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회사가 이곳에 투자하는 비용은 약 250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 부사장 입장에선 개인적으로 의미도 챙기고 자회사 간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면서 경영능력을 증명할 기회인 셈이다.
특히 각 자회사는 물적분할로 쪼개진 이후 이렇다 할 사업성과를 내지 못했다. 로얄새들승마클럽을 운영하는 한화넥스트는 유료 회원권 등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매출액은 2022년 99억에서 2023년 31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각각 34억원, 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도 이어지고 있다. 자산은 승마 부지와 과거 사업부였던 푸디스트 시절 가지고 있던 부동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63빌딩에 있는 63뷔페 파빌리온 등 식음사업장을 운영하는 한화푸드테크도 주방 로봇시스템을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 한화로보틱스 협업해 연구·개발하고 있는 단계다. 현재 실제 사업장에 한화푸드테크가 개발한 로봇 등 자동화 설비가 적용된 곳은 없다. 아쿠아플라넷 역시 상징적이었던 국내 1호 아쿠아리움 아쿠아플라넷63 자리를 작년 한화문화재단에 미술관 자리로 내어주며 사업장이 5개에서 4개로 줄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천 테마파크 투자는 3개 자회사가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승마라는 스포츠 자체가 대중적이지 못한 데다가 아쿠아리움과 식음료 사업장도 모객을 하기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지자체와 손잡고 개발 사업을 한다는 건 사업 추진의 명분이나 경영 성과를 보여주기엔 좋지만 수익성과 사업성이 있는지가 문제"라며 "대규모 리조트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수익이 안 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들어서는 시설이 모객을 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지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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