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계열사 CEO 선임은 사실상 김성태 기업은행장 체제 하의 마지막 인사로 비춰진다. 그런 만큼 인사적체 해소 및 세대교체에 대한 의지가 확고히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다. 부행장과 계열사 CEO를 합쳐 통상 5년을 보장해왔던 관행 역시 사라질 수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내달 16일 임기가 만료되는 서치길 IBK연금보험 사장을 재선임하지 않기로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 사장은 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을 거쳐 2023년 2월부터 IBK연금보험을 맡아왔다. 

3월에는 김윤기 IBK시스템 사장, 함석호 IBK캐피탈 사장, 김재홍 IBK저축은행 사장, 서정학 IBK투자증권 사장이 연이어 임기만료를 맞는다. 마지막으로 서재홍 IBK신용정보 사장이 4월 2일로 임기가 끝난다. 이들 역시 모두 2023년 선임돼 올해로 기본임기 2년을 채웠다. 

기업은행 계열사 사장 및 부사장은 통상적으로 퇴임한 은행 부행장들이 이동해 맡아왔다. 현재 9개 계열사 중 5곳(IBK연금보험·IBK시스템·IBK저축은행·IBK투자증권·IBK자산운용) 사장이 부행장 출신이다. 장민영 IBK자산운용 사장의 경우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사장으로 승진한 케이스다. 

나머지 4곳 중 정광후 IBK서비스 사장은 기업은행 본부장 출신으로 CEO에 선임됐다. 함석호 IBK캐피탈 사장은 내부 출신으로 부사장을 거쳐 사장직에 올랐다. 서재홍 IBK신용정보 사장과 조효승 IBK벤처투자 사장은 외부 출신이다. 

퇴임 부행장들은 일반적으로 연령과 퇴임일시 등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계열사로 이동했다. 1964년생 인물 중에서는 최성재 전 부행장이 남아 있다. 같은 연령인 김영주·조봉현·임찬희 전 부행장의 경우 지난해 각각 IBK캐피탈·IBK연금보험·IBK자산운용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남은 퇴임 부행장은 1965~1966년생이 주를 이루고 있다. 1965년생에는 전병성·김은희·문창환·임문택·최광진 전 부행장이, 1966년생에는 박청준·손근수 전 부행장이 계열사 이동 후보다. 이중 임문택·최광진 전 부행장은 이번 인사에서 3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계열사 사장 뿐만 아니라 부사장들 일부도 올해 상반기 안에 2년 임기가 끝난다. 감성한 IBK투자증권 부사장은 3월 말, 박희성 IBK저축은행 부사장은 5월 초, 윤완식 IBK시스템 부사장은 7월에 각각 임기가 종료될 예정이다. 이들의 내부 승진 가능성까지 감안하더라도 퇴임 부행장 상당수가 계열사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IBK신용정보 차기 사장 선임도 관심사다. 관료 출신이 대다수 선임돼 왔지만 이번의 경우 퇴임 부행장이 차지할 가능성도 크다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로 현 서재홍 사장의 전임인 김창호 사장도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세대교체와 함께 부행장에서 계열사 사장까지 이어지는 임기도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업은행은 통상 3년(2+1)의 부행장 임기에 계열사에서 2년을 더해 5년을 기본으로 보장해주는 관행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부행장 임기 중 1년 연임에 대해서는 성과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하는 방침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김 행장 체제에서 2명의 부행장이 2년 임기만 마치고 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