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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성 대표, 자산 증가 성과에도 ETF '아쉬움'
이규연 기자
2025.01.15 07:00:32
운용자산 규모 3위 '여유'…ETF 시장점유율 3위 '흔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14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은 본래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최근 이 고사성어를 '작심삼일도 300번 하면 3년'처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사흘마다 단단히 먹은 마음을 되새기면서 계속 추구해 나가겠다는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 증권사 신임 CEO의 '작심일년'을 들여다보려는 것 역시 긍정적인 해석과 결을 같이한다. 신임 CEO가 처음 세운 경영목표를 지난 1년 동안 추구한 결과를 짚어보고, 이를 근거로 다음 1년간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예측해 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가 취임 이후 다사다난한 1년을 보냈다. 당초 약속한 운용자산 증가 측면에서는 채권 중심으로 양호한 성과를 나타냈다. 그러나 자산운용업계 격전지인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이달 9일 기준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AUM, 순자산총액 및 평가액) 156조7892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 취임 직전인 2023년 말보다 13.1%(18조2277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운용자산 규모는 국내 자산운용업계 3위에 해당된다. 같은 기간 채권 운용자산이 9조원가량 증가한 영향이 컸다. 그밖에 단기금융도 4조7000억원 이상, 재간접펀드(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는 1조8500억원 이상 각각 늘었다.


KB자산운용은 2009년 7월 국내 첫 채권형 ETF 상품인 'RISE 국고채3년'을 선보이는 등 '채권 명가'로 불려왔다. 김 대표의 취임 이후에도 채권 운용자산 증가를 통해 명성을 입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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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KB자산운용에서 출시한 지 1년이 넘은 국내외 채권형 펀드 25종 가운데 22종의 최근 1년 수익률은 플러스(+)를 기록했다. 'KB 글로벌 단기채(UH)'(17.72%)와 'KB 달러표시 아시아 채권(USD)'(10.2%)은 수익률 10%를 넘어서기도 했다.


앞서 김 대표는 2024년 초 신년사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운용 성과와 이에 따르는 자산 규모가 운용사 순위를 정한다는 사실"이라며 "운용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첫째도 둘째도 수익률"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채권 분야에서는 이 말을 지켰다고 볼 수 있다. 


KB자산운용은 김 대표가 강점을 지닌 연금 분야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공단 해외투자팀장을 거쳐 KB자산운용 연금&유가증권부문장을 역임했다. 2024년 신년사에서도 "퇴직연금 시장 확대에 걸맞은 상품 개발과 판매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13일 기준 전체 TDF(타깃데이트펀드) 순자산총액은 2조197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전년동기대비 50.5%(7371억원) 늘었다. 시장점유율은 3위(15%)로 2위(16%)인 삼성자산운용 뒤를 바짝 쫓고 있다.


TDF는 투자자가 설정한 은퇴 목표연도를 빈티지로 표시한 뒤 그에 맞춘 생애주기(글라이드패스)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이 알아서 조정되는 펀드를 말한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현재 가장 주목받는 상품군이기도 하다.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제공=KB자산운용)

다만 그럼에도 김 대표가 다짐한 모든 목표를 이뤘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빠르게 성장 중인 ETF 시장에서는 KB자산운용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경쟁에서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김 대표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2024년 신년사에서 "ETF 성장을 위해 본부 간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KB자산운용이 내놓은 ETF 신상품 수도 19개에 이른다.


그러나 현재 KB자산운용은 기존에 지켜왔던 ETF 시장점유율 3위 자리가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일 기준 KB자산운용의 전체 ETF 순자산총액은 13조6549억원으로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13조3557억원)과 격차가 2992억원에 불과하다.


2023년 말 기준으로는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총액 격차가 3조8044억원에 이르렀는데 1년여 만에 차이가 급격하게 좁혀졌다. 2024년 12월 27일 하루뿐이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이 KB자산운용을 앞지르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ETF 시장점유율 상승을 위해 2024년 1월 한국투자신탁운용 출신 김찬영 ETF사업본부장을 영입하고 7월에는 ETF 브랜드를 'KBSTAR'에서 'RISE'로 바꾸기도 했다. 그러나 KB자산운용이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인데 이어 김 본부장이 최근 물러나기도 했다.


이에 대응해 김 대표는 거듭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최근 노아름 ETF운용실장을 새 ETF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14일에는 2025년 첫 ETF 상품인 'RISE 미국S&P500 엔화노출(합성 H)'가 상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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