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심삼일(作心三日)은 본래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최근 이 고사성어를 '작심삼일도 300번 하면 3년'처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사흘마다 단단히 먹은 마음을 되새기면서 계속 추구해 나가겠다는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 증권사 신임 CEO의 '작심일년'을 들여다보려는 것 역시 긍정적인 해석과 결을 같이한다. 신임 CEO가 처음 세운 경영목표를 지난 1년 동안 추구한 결과를 짚어보고, 이를 근거로 다음 1년간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예측해 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성무용 iM증권 대표가 2024년 3월 취임한 후 1년가량 시간이 흘렀다. 성 대표는 지난해 고강도 경영효율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목표했던 수익성 개선에 고배를 마셨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충당금 적립 규모가 컸던 탓이다. 다만 체질 개선 등 수익성 개선 기반을 닦아 놓은 만큼, 올해는 전 사업부문의 질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 충당금 적립에 적자 고리 못 끊어내
성 대표가 취임하기 직전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 상황을 돌이켜 보면 참으로 녹록지 않았다. 2021년 말 2000억원대를 웃돌았던 영업이익이 2023년 말 마이너스(-) 56억원으로 적자전환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집중했던 그간의 사업구조가 원인이었다.
iM증권은 이 같은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성 대표 카드를 꺼냈다. 그동안 DGB그룹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던 만큼 iM증권을 정상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성 대표는 1963년생으로 DGB금융지주 부사장, 대구은행 부행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특히 업계 내 DGB금융지주사 설립을 주도하며 그룹의 자회사 경영관리체계 구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결과적으로 부동산 PF의 파고가 높았다. 적극적인 PF 충당금 적립에도 관련 위험성을 다 털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먼저 성 대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24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는 등 취임 직후 충당금 적립에 적극 나섰다. 재무 안정성 도모가 가장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럼에도 요주의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6580억원으로, 2023년 말(8125억원) 대비 19.0% 감소하는데 그쳤다. 영업손실 규모를 웃도는 충당금을 쌓았음에도 여전히 6000억원대의 부실자산을 품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iM증권이 국내 부동산 PF를 포함, 부동산 관련 양적 부담이 업계 평균과 비교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브릿지론 부동산 PF 비중을 보면 경쟁사들은 평균 33% 수준에 그친 반면 iM증권은 63%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충당금 적립은 수익성 반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줬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15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40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손실폭이 컸다.

◆ "2024년, 사업 기반 닦았다…2025년은 본격 도약의 해"
성 대표는 충당금 적립에 이어 구조조정을 본격화 체질개선에 속도를 냈다. 판관비 감축 등 비용부담 관리에 나서며 경상적 이익창출력 제고에 힘썼다. 영업점을 통폐합하고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에 2023년 말 기준 21개의 영업점을 지난해 말 11개로 통폐합, 리테일 부문에서 20%가량의 인력을 감축했다.
성 대표는 2025년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를 '치열한 쇄신을 통해 새로운 출발 토대를 마련한 해'라고 표현했다.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사업 기반을 닦으며 숨 고르기에 나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성 대표는 장기적 목표로 '자본 효율성 톱10 증권사로의 도약'을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자기자본 2조원, 순이익은 2000억원 수준으로 덩치를 키워야한다. 자기자본 측면에서는 8000억원, 수익성 측면에서는 흑자전환을 이루는 데 더해 2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실적을 내야하는 만큼 갈 길이 멀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성 대표는 올해 부동산 PF부문의 정상화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재구조화 및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에 대한 집중 관리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사업구조 개편으로 안정적인 수익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대출 중개·주선 등의 사업부문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전통적인 금융상품 외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성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 1년가량 남았다. 지난 한 해를 사업 기반을 닦는 데 보낸 만큼, 올해는 실적으로 그의 능력을 증명해야만 한다. 과연 iM증권의 구원투수로 뽑힌 성 대표가 임기를 마치기 전까지 DGB그룹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킬 지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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