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나노캠텍'이 잇따라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서고 있다. 당초 자금난 개선과 인수합병(M&A) 등을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했으나 최근 운영자금 목적이 주를 이룬다. 나노캠텍의 수익성이 낮은 데다 차입 부담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잇단 CB 발행으로 나노캠텍의 재무 부담은 가중되고 발행주식총수의 60%에 달하는 물량이 신주로 발행될 가능성이 있는 이른바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우려도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화학소재 기업 나노캠텍은 지난 3일 제12회차 CB를 발행했다. 조달 규모는 30억원으로 운영자금 및 시설자금 목적이다.
앞서 나노캠텍은 지난해 11월에도 두 차례 CB를 발행했다. 제10차 CB 30억원과 제11회차 CB 30억원이다. 10회차 CB는 타법인증권 취득 목적, 11회차 CB는 운영자금 목적이다.
최근 3개월 새 3차례 CB를 발행한 셈이다. 나노캠텍은 지난해 1월 제8회차 CB도 보유하고 있다. 당시 타법인증권 취득을 위해 6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대상자는 미래산업 및 이브이첨단소재다. 현재 나노캠텍이 보유한 CB의 총 권면총액은 150억원, 미상환사채도 150억원이다.
잇따른 CB 발행으로 전환가능주식 수는 전체 발행주식총수 대비 60.01%에 달한다. 최근 8회차 CB의 리픽싱으로 61.5% 수준까지 상승했다. 주가 상황에 따라 대규모 잠재 물량이 쏟아질 만큼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나노캠텍의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지난해 3분기(별도 기준) 수익성 반등에 성공하긴 했으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억원에 그쳐 유동성 유입 효과는 미미하다. 이는 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파생상품부채평가이익이 대다수여서 직접적인 현금흐름 변화는 없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나노캠텍의 최근 3년 평균 영업손실은 12억원, 당기순손실은 87억원 수준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24억원 플러스(+)를 기록한 이후 2022년 마이너스(-) 55억원, 2023년 -44억원을 기록했다. 본업에서 이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M&A 2건을 진행했다. 지난해 1월 165억원을 투입해 주방설비업체 한일오닉스를 인수했고, 같은 해 11월 151억원을 써 빅토리콘텐츠(빅텐츠, 현 캔버스엔)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자금을 CB 발행과 차입을 통해 마련한 걸로 파악된다.
한일오닉스 인수에만 190억원 규모의 CB를 3차례 나눠 발행했다. 빅텐츠 인수에 앞서 지난해 6월에는 139억원 규모의 장기차입금을 빌렸다. 연이율 5.70%~5.9%으로 주로 신용협동조합을 통한 대출이다.
나노캠텍의 순차입금비율은 44.6%에 이른다. 결손금 326억원 수준이다. 12회차 CB를 제외하고 모두 표면이자율도 5%여서 이 역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노캠텍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공격적인 M&A에 나서다 보니 차입 부담이 커졌고, 잇따른 CB 발행은 60%가 넘는 잠재 전환물량으로 이어져 주가 하락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나노캠텍의 10일 종가는 695원으로 1년째 동전주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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