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이후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서 여행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여행사들이 취소 수수료 면제 및 항공편 변경 등의 조치로 소비자들을 달래고 나섰지만 여행 수요 침체가 우려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오는 1월10일까지 출발 예정인 제주항공 이용 상품에 한해 취소 수수료를 전면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항공권을 비롯해 패키지 여행 상품에 포함된 호텔과 현지 행사 취소 수수료도 부과하지 않는다.
무안공항에 출·도착하는 패키지 상품 항공편은 인천과 대구, 부산 등 다른 공항으로 노선을 변경 중이다. 무안공항은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인한 활주로 복구 등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오는 7일까지 폐쇄 조치됐다.
모두투어도 고객들의 무안공항발 여행상품 취소를 비롯해 출발이 임박한 항공편 변경 요청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제주항공을 타고 여행을 떠났던 고객들이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대체편도 마련 중이다.
이는 제주항공이 위약금 면제 지침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29일까지 제주항공 전 노선 항공권을 예약 및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취소 수수료를 면제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노랑풍선은 무안공항 관련 상품을 운영하지 않지만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마케팅 활동을 멈췄다. 세부적으로 제주항공과 연계된 기획전과 지역 프로모션 등을 사고 직후 즉시 중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행업계는 이번 사고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우선 국가 애도 기간인 오는 1월4일까지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홈쇼핑 방송이 중단될 예정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경우 무안공항 폐쇄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후속 대응책 마련에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무안공항 폐쇄 조치가 일주일 연장됐는데 공장 정비를 마치고 재개장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행을 취소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돼 여행업계의 근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사고 발생 당일만 해도 온라인 게시판에 여행 취소를 문의하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왔고 수십 건의 취소 요청이 있었다"며 "당분간 수수료를 물고서라도 안전상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반응들이 이어져 여행 수요도 한풀 꺾일 듯 싶다"고 토로했다.
여행업계는 항공 사고 후폭풍을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사고 발생일을 기준으로 업무 일수를 따지면 딱 하루가 지난 시점"이라면서 "당장 여행 출발일 변경이 가능한지를 묻는 문의는 많은 편이지만 최소한 일주일 정도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9일 오전 9시3분께 전라남도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C2216편 항공기가 활주로 착륙을 시도하다 외벽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항공기가 전소하면서 탑승객 및 승무원 181명 중 179명이 목숨을 잃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