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삼일PwC가 2024년 인수합병(M&A) 재무자문부문에서 20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박리다매' 전략으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던 삼일PwC는 2024년에만 148건의 M&A 딜에 관여하며 전략 기조를 이어갔다. 여기에 조 단위 '빅딜'에 자문사로 이름을 올리며 건수는 물론 실적까지 경쟁 하우스를 멀찌감치 따돌리는 성적을 거뒀다.
2일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삼일PwC는 2024년 21조4297억원의 재무자문 실적과 거래 건수 148건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자문 실적은 59.6% 증가했으며 거래 건수는 27건 늘었다. 이는 딜 완료(잔금납입)를 기준으로, 자문사가 2곳 이상일 경우 거래액을 자문사 수로 나눠 실적에 반영했다.
◆2024년 4Q 자문 실적 9조…SK이노 합병 건 등 빅딜 자문
2024년 3분기까지 분기별 3조~4조원대 자문 실적을 거두며 일찌감치 1위 자리를 예약했던 삼일 PwC는 4분기에만 9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쌓으며 왕좌를 확실시 했다. 구체적으로 ▲1분기 3조4615억원 ▲2분기 4조5484억원 ▲3분기 4조4712억원 ▲4분기 8조9233억원의 실적을 각각 기록했다. 연간 실적이 20조원을 돌파하며 경쟁 자문사들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실제로 2위와의 격차가 압도적으로 커졌다. 삼일PwC의 2023년 실적은 8조6635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던 모건스탠리(8조2747억원)와의 격차는 4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4년의 경우 2위를 기록한 JP모건(11조4596억원)과 10조원가량 차이가 났다.
2024년 4분기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거래에서 재무자문을 맡은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삼일PwC는 해당 딜을 통해 2조1506억원의 자문 실적을 기록했다. 총거래액은 6조4519억원이지만 JP모건·NH투자증권이 공동 자문을 맡으면서 거래액의 3분의1만 실적으로 반영했다. 합병 딜의 경우 소멸법인의 자본총계를 실적으로 집계했다.
◆대기업 구조조정 여파…SK렌터카 등 알짜 M&A 다수 주관
삼일PwC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배경 중 하나로 다수의 기업 구조조정 딜을 맡은 영향도 주효했다. 현재 국내 M&A 시장에는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작업이 한창 이뤄지면서 관련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례적으로 비주류 계열사 뿐만 아니라 알짜 계열사와 사업부까지 매물로 등장하고 있다.
2024년 상반기에 진행된 SK그룹 리밸런싱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 SK엔펄스 파인세라믹 사업부 매각(3303억원)을 시작으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의 SK피유코어 인수(4103억원)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SK렌터카 인수(8200억원) ▲한앤컴퍼니 SK플라즈마 인수(1500억원) 등의 거래가 줄을 이었고 삼일PwC는 이들 거래에 자문사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SK그룹의 분할·합병 거래에서도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삼일PwC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외에도 ▲SK에너지 해상 출하 조직 분할(2890억원) ▲SK네트웍스의 트레이딩 사업부 분할(1200억원)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합병(6741억원) 건 등에 참여했다.
◆JP모건, 4분기 뒷심으로 2위 등극…3위 삼정KPMG
2위를 차지한 JP모건의 경우 4분기에 굵직한 딜들을 다수 자문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실제 JP모건의 2024년 3분기 누적 자문 실적은 1조5112억원이었다. 하지만 4분기에 10조원에 달하는 자문 실적을 기록하며 단숨에 순위를 높였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2조1506억원) ▲EQT파트너스의 KJ환경 인수(1조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한온시스템 인수(1조8277억원) 등의 거래에 이름을 올렸다.
자문 실적 9조5802억원을 기록한 삼정KPMG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정KPGM는 2024년에 72건의 재무 자문을 맡았다. 더존비즈온·더존홀딩스 합병(2691억원)을 시작으로 ▲커넥트웨이브 매각(4878억원) ▲하나증권의 하나파워패키지 매각(8400억원) ▲제네시스파이빗에쿼티(PE) KJ환경 매각(1조원) 등의 거래에 관여했다.
2023년 순위권에 들지 못했던 UBS가 2024년 7조5797억원의 자문 실적을 기록하며 4위에 등극했다. UBS는 2024년 ▲태영건설의 에코비트 매각(1조350억원) ▲SK네트웍스의 SK렌터카 매각(8200억원) 등에 자문을 제공했다.
이어 5위는 NH투자증권이(4조7297억원)이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은 2024년 상반기 11위를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하반기에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2조1506억원)을 비롯해 제이시스메디칼 공개매수(4891억원),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매수(9173억원) 등에 참여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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