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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회장, 또 한번 승부수 던졌다
이승주 기자
2024.12.30 08:00:23
①알리바바와 합작법인 설립…'실패한 인수' 만회하고 '엑시트' 전망도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6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제공=신세계그룹)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다시 한번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이들이 쿠팡 독주 체제로 굳어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흔든다면 G마켓에 붙은 '실패한 인수'라는 꼬리표도 떼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합작법인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신세계그룹이 G마켓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들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이커머스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양사의 출자 비율은 5:5로 동일하며 합작법인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자회사로 편입된다. 향후 G마켓과 일리익스프레스는 현재처럼 독립적인 플랫폼으로 운영되지만 시너지 창출에는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는 사업역량 교류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우선 G마켓은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글로벌 판로를 통해 셀러들을 지원하고 UX·UI 등 IT인프라를 접목해 고객들의 편의성과 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알리익스프레스도 신세계그룹의 전문적인 품질관리와 고객 서비스 역량을 도입해 C커머스의 약점으로 여겨지는 신뢰성 제고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정 회장이 최후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들이 주를 이룬다. 신세계그룹은 앞선 2021년 11월 G마켓(당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3억4404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G마켓은 2021년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한 이후 아직까지 적자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며 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실제 G마켓의 영업손실은 2022년 654억원→지난해 321억원→올해 3분기 누적 341억원으로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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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G마켓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세계그룹 사업전략의 핵심이었다. 정 회장이 2022년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피보팅(사업방향 전환)'을 선언하고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승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강자인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시장에 뛰어든다면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란 자신감이기도 했다. 하지만 치열한 출혈경쟁이 펼쳐지는 이커머스시장에서 이마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결국 이번 합작은 '전통의 오프라인 강자가 이커머스도 지배할 것'이라는 판단이 틀렸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신세계그룹의 역량만으로는 쿠팡 독주체제로 굳어지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와이즈랩·리테일·굿즈에 따르면 G마켓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올해 1월 583만명에서 11월 562만명으로 오히려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이는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 합작법인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상호협력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만 있다면 부정적 '꼬리표'를 단번에 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올해 11월 MAU 단순 합계는 1529만명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들이 향후 쿠팡의 11월 MAU인 3219만명에 얼마나 근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이번 합작을 통해 G마켓에 쏟은 투자금을 회수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온다. 현재 시장에서는 해당 합작법인이 3년 이내에 IPO를 진행할 예정이고 만약 IPO가 불발되면 알리바바 측에서 신세계그룹의 G마켓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들이 전해진다. 어느 경우에도 신세계그룹은 G마켓에서 엑시트하고 오프라인 점포나 타 계열사에 재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이와 관련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IPO관련해서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진 건 없다"며 "조인트벤처(JV) 설립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시장 한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이 알리바바와의 협력을 통해 승부수를 던졌다"라며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엑시트 방안을 마련한 셈인데 향후 합작법인의 성과에 따라 가져갈 몫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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