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정밀실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M&A(인수합병) 완주 여부를 두고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앞서 MG손해보험 수의계약 입찰에 참여하기 전 진행한 간이실사 결과를 두고 메리츠화재 내부에서 부정적 평가가 나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 9일 MG손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마자 실사에 돌입했다. 다른 기업 사례에 비춰볼 때 실사에 1~2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화재가 MG손보의 재무상태 등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8월 마감된 세 번째 매각 재입찰 공고 때 처음으로 인수 의지를 나타낸 메리츠화재는 그동안 절차상 정밀 실사를 진행할 기회가 없었다.
실사가 끝난 뒤에는 예보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어떤 자산을 인수할지 등을 논의하게 된다. 이번 매각은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진행돼 메리츠화재가 우량한 자산과 부채만 선택적으로 인수할 수 있다.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수할 자산 규모 등이 정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매각 가격도 결정된다. 그만큼 이번 거래에서 실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용승계의 경우 자산 인수와 별도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파악된다.
예보에 따르면 공적자금 지원 규모가 정해진 한도를 넘어설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0)'다. 예보는 당초 MG손보 세 번째 공고를 낼 때부터 공적자금 지원 한도를 정해뒀으며 입찰 때 한도 내에서 희망지원 금액을 써낸 후보자만 서류에서 통과시켰다.
예보 관계자는 "실사 뒤 메리츠화재가 인수하겠다고 했던 자산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하면 이런 부분에서는 미세 조정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공적자금 지원은 더 해주거나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 등 MG손보 세 번째 매각 재입찰 공고와 수의계약 입찰에 참여한 후보들은 제안서를 제출할 때 어떤 자산을 인수할지와 희망지원 금액 등을 적어냈다.
실사 결과가 메리츠화재의 완주 여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간이실사 당시 내부의 부정적 평가는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메리츠화재는 10월 마감한 MG손보 수의계약 입찰에 참여하기 전 간이실사를 진행했다.
메리츠화재 고위 관계자는 "간이 실사에서는 딱히 눈에 들어오는 자산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직은 내부적으로도 인수 성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메리츠화재의 모기업인 메리츠금융지주는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과 실리를 우선하는 경영전략을 펴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여기다 MG손보 인수와 관련해서는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안 된다면 언제든 중단할 수 있다는 뜻을 여러 번 내보였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11월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2분기 IR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메리츠는 주당 이익을 증가시키고 주주 이익에 부합할 경우에 한해 완주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중단할 거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MG손보 자산건전성이 워낙 악화한 상태인 데다 공적자금 지원을 받더라도 '조' 단위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업계에는 메리츠화재가 중도 하차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로 낼 수 있는 시너지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인수대상 규모를 고려할 때 시장지배력 및 이익창출력에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뒤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실사단 구성 등에서는 따로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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