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덕산그룹 오너 2세에 대한 승계 작업과 계열분리가 마무리되면서 이준호 명예회장 지분에 대한 마무리 후속작업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후속작업 결과에 따라 장남 이수훈 덕산홀딩스 회장과 차남 이수완 덕산산업 회장의 추가 지분 확보와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덕산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에서 이 명예회장은 덕산네오룩스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 덕산네오룩스는 덕산홀딩스의 손자회사로, '덕산홀딩스→덕산하이메탈→덕산네오룩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하단에 자리잡고 있다. 사업적으로는 OLED 중간 소재를 만드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분 구성을 보면 덕산하이메탈이 지분 36.6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명예회장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지분 9.18%를 가진 2대 주주다. 앞서 이 명예회장은 2021년부터 덕산네오룩스 지분을 증여했다. 주요 증여 대상은 장남 이수훈 회장이었다.
이 명예회장은 이수훈 회장을 대상으로 2021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0.42%(10만주, 68억원 규모)를 증여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도 0.69%(17만2000주, 73억원 규모)를 증여했다. 이후 일부 매각을 거친 뒤 올해 초 기준 이수훈 회장의 덕산네오룩스 지분율은 0.77%(19만618주)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해 덕산하이메탈 지분 전량(16.59%, 753만8564주)을 장남에게 증여하기도 했다.
장남에게만 지분을 증여한 것은 아니다. 증여 규모로만 보면 이수완 회장이 더 많다. 이 명예회장은 올해 초 이수완 회장에게 덕산네오룩스 지분 4.17%(103만4632주) 증여했다. 올해 초 기준 이수완 회장의 덕산네오룩스 지분율은 4.19%다. 이 명예회장은 당시 자금 사정이나 지배력 강화 필요성 등에 따라 이수훈·이수완 회장에게 지분을 증여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증여세 문제에 대해 오너 2세들은 수증 이후 주식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해결한 모습이다. 이수훈 회장은 지난해 10월 덕산네오룩스 지분을 증여받자마자 0.35%(8만6000주, 35억원 규모)를 매도했고, 이수완 회장은 올해 5월 지분 2.13%(53만주, 197억원 규모)를 블록딜로 매도했다.
이수완 회장은 올해 7월 지분 1.01%(25만주, 95억원 규모)를 추가로 매도했고 이수훈 회장도 지난 7월 덕산네오룩스 지분 0.77%(19만618주, 71억원 규모) 전량을 매각했다. 동시에 덕산홀딩스도 덕산네오룩스 지분 1.13%(28만286주, 105억원 규모)를 매도했다.
지난해 말부터 오너 2세들의 회장 취임과 계열분리가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지분 증여와 함께 증여세 마련 및 지주회사 역할(덕산홀딩스·산업)을 하는 각 회사의 지분 매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최상단에 위치한 덕산홀딩스와 덕산산업에 대한 이수훈·이수완 회장의 지분율 상승은 올해 초 이뤄졌는데, 부친의 지분 증여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탓이다.
아직 이 명예회장이 덕산네오룩스 지분 9.18%(227만9383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이수훈 회장과 이수완 회장 등 누가 지분을 증여받는지에 따라 지배력 강화 등 후속 작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명예회장이 보유한 덕산네오룩스 지분 가치는 11일 종가(2만5000원) 기준 570억원 규모다. 상황에 따라 두 아들에게 증여한 뒤 이를 시간외매매로 팔아 증여세 마련과 동시에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주사 지분 매입에 나설 거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덕산네오룩스는 현대중공업터보기계 인수합병(M&A)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지분 59.69%를 710억원에 인수하는 조건이다. 이번 M&A에 대해 김소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양사의 직접적인 시너지는 제한적이나 현대중공업터보기계의 안정적인 실적과 높은 배당성향(지난해 기준 74%) 등을 기반으로 한 현금흐름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덕산홀딩스를 이끄는 장남 입장에서는 현대중공업터보기계 인수를 통해 현금 확보가 용이한 만큼 향후 부친의 덕산네오룩스 지분은 차남에게 보다 쏠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계열분리에 따라 상장사인 덕산네오룩스 지분을 3% 이상 보유하지 못하는 만큼 단계적인 증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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