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이달 상장을 앞둔 근거리 무선 통신(NFC) 분야 팹리스 기업 '쓰리에이로직스'가 공모자금의 40%를 연구개발비로 산정해 눈길을 끈다. 앞서 정부로부터 약 1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았는데, 그 이상의 비용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쓰리에이로직스는 팹리스 기업 특성상 매출과 판관비가 동시에 우상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연구개발에 집중해 시장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다. 향후 연구개발 성과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쓰리에이로직스는 오는 13~14일 진행되는 일반청약을 거쳐 24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쓰리에이로직스는 NFC 전문 설계업체로, NFC 기술 국산화에 집중해온 결과 국내 최초로 NFC 리더 칩과 태그칩 상용화에 성공했다.

쓰리에이로직스는 공모희망밴드 하단 기준(발행제비용 제외 약 287억원)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에 각각 147억원, 140억원을 투입한다. 운영자금 중 117억원은 연구개발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30억원은 신규인력을 확보하는 데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쓰리에이로직스는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부채비율이 1100%에 육박했다. 2023년 3분기 185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은 145.3%까지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말 부채비율은 124.7%다. 다만,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51.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향후 공모자금으로 채무를 상환하고 나면 단기차입금(113억원)을 모두 털어낼 수 있게 된다. 쓰리에이로직스 측은 상장 후 부채비율이 44.3% 수준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3분기 51.9%에 이르는 차입금 의존도의 경우 27.9%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주목할 부분은 쓰리에이로직스가 이미 103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확보한 상태라는 점이다. 앞서 쓰리에이로직스는 2023년 3월 글로벌 스타팹리스에 선정되면서 19억원의 정부지원금을 획득했다. 이후 2024년 5월 소부장 으뜸기업으로 선정돼 84억원의 R&D 예산을 지원받았다. 여기에 117억원의 공모자금을 연구개발비로 추가 투입하는 것이다.

팹리스 기업 특성상 생산설비가 없다. 반도체 설계 이후 외부공정 업체를 통해 제품을 제조한 뒤 고객사에 판매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매출과 판관비가 동반상승하지 않는다. 향후 연구개발 성과에 따라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박 공동대표는 "고객사의 니즈를 먼저 파악한 뒤 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올해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2028년 660억원의 매출액과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우리 회사의 경쟁사가 없어 글로벌 경쟁사와의 경쟁을 위한 전략을 세웠다"며 "자동차와 정보인증 등 시장을 10개 이내로 압축했고, 그 시장 내에서 가장 강력한 스펙의 칩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쓰리에이로직스는 공모자금을 ▲차량용 TNR200 제품 업그레이드 버전인 TNR300 ▲보안성 강화 제품 AES128 암호화 엔진 ▲조명장치 전력제어 등에 활용되는 TNB125M 등의 연구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