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불성립하면서 발생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시에 반영됐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장이 열리자마자 나란히 내리막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수출 부진 전망 등 경제성장률 부진 전망이 주가에 미리 반영된 만큼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9일 오전 9시 4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84포인트(1.68%) 하락한 2387.32를 기록하고 있다. 지수가 24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이 342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린 영향이다. 기관과 외인은 각각 3026억원, 284억원을 매입하며 매수우위를 기록 중이다.
시총 1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이날 같은 시간 전 거래일 대비 300원 하락한 5만3800원을 기록했다. 현대차가 20만1500원으로 2000원 하락했다. 시총 상위 5개 종목 중 나머지 SK하이닉스(16만7100원)와 LG에너지솔루션(39만1500원), 삼성바이오로직스(97만3000원)는 개장 직후 하락세를 기록하다 반등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640선에서 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다. 개장 후 전 거래일 대비 14.31포인트 하락한 647.02를 기록했고 9시 26분 636.36을 기록했지만 현재 639.32로 소폭 회복했다.
시총 상위 5개 종목 중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종목은 에코프로(7만2000원), HLB(7만2900원) 등 두 곳이다. 장 초반 하향곡선을 그렸으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나머지 알테오젠(29만6500원)과 에코프로비엠(12만8600원) 리가캠바이오(10만600원)는 하락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탄핵 정국 장기화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및 장기화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국회는 지난 7일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195명이 참여하는 데 그쳐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다.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 중에선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등 3명만 표결에 나섰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그간의 경기침체로 지수가 꾸준히 하락한 만큼 탄핵 정국의 여파 자체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 내일까지 이틀 안에 바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상헌 IM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증시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그간 지수가 최하위권을 맴돌았다"며 "현재의 주가는 수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선반영된 것이기에 탄핵정국으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정국으로 인한 지수 변동은 내일이면 마무리된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이 8일 발표한 내년도 수정경제전망에 따르면 국내 내년도 한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7%로 기존 2.2%에서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부진과 수출 증가세 둔화가 전망치를 낮춘 원인이라는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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